[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추석연휴 이후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5개월만에 1050원선을 돌파했다. 달러 강세에 따른 엔화 약세가 계속돼 수출 대형주들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코스피는 2020~2030선에서 맴돌고 있다. 이러한 급격한 환율변동은 양적완화 종료시점을 앞둔 미국과 추가적인 양적완화정책을 펼치려하고 있는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글로벌 환율전쟁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를 비롯해 신흥국 시장 전체가 이 환율전쟁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힘들고 대내적인 경기모멘텀도 악화된 상황이라 내수주의 강세가 한동안 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와 유럽간 우크라이나를 사이에 둔 갈등, 중동문제와 유럽의 분리독립문제 등 다양한 지정학적 리스크들이 혼재한 상황에서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의 환율전쟁이 지속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경기회복세에 따라 금리정상화를 차분히 준비중에 있고 반대로 유럽중앙은행(ECB)은 디플레이션 위험을 방어하기 위해 자산매입을 구체화하고 있다. 일본은행(BOJ)과 ECB의 통화완화 정책으로 양적완화를 연장할 수 있는 빌미가 마련될 것으로 본다. 따라서 미국 달러 강세와 유로화 및 엔화 약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신흥국 통화 입장에서는 이러한 선진국 통화간 환율 전쟁에 대등하게 맞서기 힘들다. 자금이탈에 대한 우려로 인위적인 자국 통화약세를 추진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또한 지난 2010년 미 달러 약세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던 중국도 이제는 위안화의 국제화를 유도 중이라 신흥국 시장의 응집력도 떨어진다. 이에 따라 원·엔 환율은 내년 상반기 중 920원 내외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미 달러 강세 흐름으로 원·달러도 오르겠지만 엔·달러의 상승속도보다는 뒤쳐질 전망이다. 따라서 10월에 지정학적 리스크로 원엔 환율의 일시적 반등은 나타날 수 있어도 중기 하락추세를 돌리지는 못할 전망이다. 이를 감안해본다면 환율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수출업종보다 내수업종의 주도권이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원·엔 환율 하락으로 주력 수출업종의 센티멘털은 약화되는 반면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은 높아졌기 때문이다. 결국 대내외 경기 모멘텀의 약화와 미 달러 강세로 인한 원자재 가격 하락, 원엔 환율 하락 등을 감안한다면 메크로 측면에서 당분간 필수소비재, 헬스케어, 통신서비스, 유틸리티 등이 선호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기욱 KDB대우증권 연구원= 3분기 실적시즌을 앞두고 선진국 통화정책 간 충돌에 따라 달러강세와 엔화 약세가 나타나면서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수출주를 중심으로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3분기 순이익 전망치도 지속적으로 하향조정되고 있다. 지난 26일 기준으로 국내 상장사들의 3분기 순이익 전망은 24조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제외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8.8%, 20.1% 증가할 전망이다. 3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업종은 건설, 유틸리티 화학, 은행, 증권 등이다. 전체적으로 이익개선폭에 비해 매출액 증가율은 크지 않으나 비용절감 및 기저효과로 인한 이익개선으로 풀이된다. 엔화약세와 중국과 유럽의 수요 둔화 등 수출주에 부정적 대외요인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수출주와 경기민감주의 약세는 한동안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정부의 내수부양책 수혜와 이익상향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는 내수주의 경우에는 상승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망되는 업종은 운송, 은행, 호텔레져, 건설, 유틸리티, IT소프트웨어 등이다. 저평가 정도가 심해 상대적 매력이 존재하는 업종은 조선, 정유, 화학, 반도체 등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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