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지난해 서울시·인천시 등 한강 하류 지자체들이 '물이용부담금'을 둘러싼 갈등을 벌이다 봉합한 가운데, 서울시가 25일 '물 싸움'의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를 중심으로 운용되고 있는 한강수계관리위원회(수계위)를 지자체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서울시는 이날 '2013년 물이용부담금 제도개선 백서'를 발표하고 "올해는 장기과제로 논의가 보류된 수계위 사무국 조직개편을 중심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물이용부담금은 지난 1999년 도입된 제도로, 물을 공급받는 하천 하류지역의 주민들이 상류의 상수원 지역 주민 지원과 수질 개선을 위해 납부하는 준조세적 성격을 갖는다. 한강 수계에서는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 25개 시·군에서 물이용부담금을 부담하고 있으며, 전체 납부액 규모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15년간 총 4조4조7441억원에 달한다.문제는 물이용부담금을 이용해 조성한 한강수계관리기금의 운용 과정에 납부 당사자인 한강 하류 지자체(서울, 인천시 등)가 불만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시는 지난해 ▲2013년 기금계획 수립시 토지매수비 557억원 임의배정 ▲2013~2014 물이용부담금 협의조정 미이행 등을 근거로 물이용부담금을 납입중지하는 초 강수를 두기도 했다.시는 이같은 갈등이 빚어진 원인으로 기금을 운용하는 정부의 독단적 행태를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사무국을 정부가 독점하여 정부 주도로 기금을 운용하고 있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금 운영이 어렵다"며 "부담금을 지원하여 상류의 오염저감시설 설치시 오염삭감량만큼 지역개발이 가능한 수질오염총량제를 시행하면서 하류 주민이 지속적으로 수질오염 삭감비용을 지원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고 밝혔다. 납입 중지 이후 시는 수계위 의결구조를 지자체 중심으로 일정정도 전환하는데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백서는 "환경부 등 국가가 주도하고 지자체가 참여하는 현행 사무국 골간을 유지하는 제안을 수용한 것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며 "관련 연구용역이 완료됨에 따라 합리적 기금 운용이 가능한 수준의 개편안이 도출되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비화 된 기금의 역할을 한정해야 하고, 오염자·수혜자의 비용분담 원칙에 대해서도 재검토해 적절한 원칙을 수립할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배광환 시 물관리정책과장은 "2012년도가 물이용부담금 제도개선의 첫걸음 이었다면 2013년도는 다양한 노력을 통해 가시적 성과를 거둔 한해였다"며 "물이용부담금 제도가 한층 더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앞으로도 환경부, 관련 지자체와 함께 더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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