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큰 中-印, 초저가 무기로 선두업체 '역습'…세계 전자업계 '기술경쟁에서 가격싸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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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중국, 인도 업체들의 '초저가' 공세가 무섭다. 낮은 가격을 무기로 현지 및 글로벌 전자업계에서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이들의 최근의 가격 정책은 '역습' 수준이다.23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업체 UTG(Utmost Technology Group)는 이달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4'에서 선보인 스마트 워치를 6달러에 판매할 예정이다.이 제품은 사용자의 걸음수, 칼로리 소모량 등을 감지하는 센서를 탑재했으며 7일간 데이터를 저장한 후 개인 PC로 전송하는 기능을 지원한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웨어러블 기기를 우리 돈 약 6000원에 판매하는 셈이다.중국 선전 기반의 업체인 8S 모바일은 전화, 사진 촬영 기능을 갖춘 스마트 워치를 41달러(약 4만3000원)에 내놓는다는 방침이다.같은 스마트 워치인 삼성전자 기어 라이브가 22만4000원, LG전자 G워치가 26만9000원에 판매된 것에 비춰볼 때 가격 경쟁력 만큼은 국내 업체가 따라가기 어려운 수준이다.인도 마이크로맥스, 카본 등은 최근 1800루피(약 3만1000원)의 스마트폰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 진입 장벽인 5000루피(약 8만6000원)보다 절반 이상 싸다.중국 샤오미는 상반기 49인치 UHD TV 'MI TV 2'를 3999위안(약 68만원)에 내놨다. 삼성전자가 현지에서 UHD TV를 100만원대 초반에 판매하는 것에 비춰볼 때 국내 업체를 압도하는 가격이다.중국, 인도 업체의 이 같은 가격 정책을 놓고 전자업계에서는 당장 이익을 내는 것을 포기하고서라도 점유율 확대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로 분석한다.이들 업체의 초저가 제품은 당초 신흥 시장을 겨냥해 만든 만큼 현지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특히 중국은 13억명, 인도는 11억명의 인구를 보유한 거대 시장인 만큼 급격한 현지 시장 잠식으로 이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업체들의 타격도 예상보다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7조원대로 둔화되고 3분기 4조원대 추락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것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로컬 업체의 초저가 공세에 밀려 고전한 탓이 크다. 내달 보급형 스마트폰 시리즈 출시를 준비하는 것도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차원이다.최근에는 선진 시장 소비자들까지 중국, 인도 업체의 초저가 제품을 눈여겨 보고 있다. 후발 업체의 기술 추격이 빨라지고 업계의 기술 진화 속도 또한 늦어지면서 첨단 기능보다 실속을 갖춘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샤오미의 60만원대 UHD TV와 카본의 4만원대 스마트폰이 국내, 영국 등 유럽에서 온라인 구매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유럽, 미국 등 선진 시장이 포화에 달하면서 중국, 인도 전자업체의 저가 공세가 더욱 위협적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최근 전자업계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척도가 기술에서 가격으로 급격하게 옮겨가고 있는 양상"이라고 말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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