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올해의 작가상', 노순택 '무능한 풍경의 젊은 뱀' 선정

노순택 작가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2014년 올해의 작가상' 수상자에 노순택 작가(43)가 선정됐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노순택 작가의 작품 '무능한 풍경의 젊은 뱀'을 올해의 작가상 작품으로 선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올해의 작가상은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할 역량있는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후원해 미술문화 발전을 도모하고자 마련된 상으로, 3회째를 맞이했다. 10명의 미술계 추천단에게 작가를 추천받고 5명의 심사위원이 4명의 후보작가를 선발한다. 후보작가들의 작품은 지난달 5일부터 '올해의 작가상' 전시로 소개되고 있으며, 전시는 11월 9일까지다. 후보작가의 근작으로 구성된 전시와, 심층 인터뷰, 작품분석을 거쳐 올해의 작가상 수상자가 이같이 최종 결정됐다. 작가에게는 다큐멘터리 제작의 혜택이 주어진다. 국내외 심사위원단은 최종 선정작인 노순택의 '무능한 풍경의 젊은 뱀'을 두고 "사회적·정치적 이슈를 다루면서 카메라의 본질과 사진작가로서의 존재의 의미를 고민하며, 현장의 격렬함에도 우리의 인식을 뒤트는 유머감각이 뛰어난 점이 인상 깊다"고 평했다.

노순택 '무능한 풍경의 젊은 뱀' 설치 전경 <br />

작품 제목인 ‘무능한 풍경의 젊은 뱀’에서 ‘무능한 풍경’이란 잔인하지만 현실적으로 어찌할 수 없는 풍경이며, ‘젊은 뱀’은 다른 매체에 비해 짧은 역사를 가졌지만 뜨겁고 교활한 사진의 속성을 의미한다. 마치 객관적 진실을 다룰 것만 같지만 실은 표피적이며 맥락 없이 프레임 안의 풍경만을 제시함으로써 영악한 시선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세월호 참사를 바라보는 언론의 시선이 문제 제기되면서 도대체 사진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하는 사진 매체에 대한 작가의 자기 반성적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시위 현장이라는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지점 또는 정치 사회적 맥락 안에서의 특정 상황을 기념하거나 증거하기 위해 카메라를 들이대는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이 사진을 통해 작가는 카메라가 상대를 공격할 수 있는 무기와 같이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줌과 동시에 사진이 지닌 한계 또한 제시하고 있다.노 작가는 그동안 사진을 통해 분단이 실제로 우리 일상 가까이에 있으며 우리 사회와 개인의 삶을 어떻게 왜곡시켜 왔는지를 제시해왔다. 분단이후 60년이 지난 이 시점에 남북의 정치, 군사적 상황은 바뀌지 않았고 사람들의 인식도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분단은 더 이상 논의의 대상이 아니다. 이러한 시점에 노순택은 분단 이데올로기의 관점을 우리의 일상에서 예민하게 포착하고 집요하게 읽어나간다.그는 다큐멘터리 보도사진에서 출발해, '분단의 향기'(2005년), 평택시 대추리 미군기지 레이돔을 촬영한 '얄읏한 공'(2006), 남북한 특유의 모습을 담은 '붉은 틀'(2007), 2008 올해의 독일 사진집으로 선정된 '비상국가'(2008), 전쟁무기의 노출된 모습을 담은 '좋은, 살인'(2010),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인터뷰를 담은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2011),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되돌아보게 하는 '망각기계'(2012), 연평도 포격사건을 다룬 '잃어버린 보온병을 찾아서'(2013) 등 여러 책들을 출간해 왔다.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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