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1.일본 비영리기관 국제의료연휴기구(Japan international Medical Cooperation OrganizationㆍJIMCO)는 지난 7월 말 미얀마 보건부와 함께 이 나라 최대 도시인 양곤에 의료시설을 설립하기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짐코(JIMCO)는 우선 응급의료ㆍ진단센터를 세우기로 했다. 이곳에 일본에서 생산된 첨단 의료기기를 들여놓을 계획이다. #2.일본 호쿠토(北斗)병원은 지난해 5월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 문을 연 건강검진센터를 운영한다. 이곳에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자기공명영상(MRI) 기기가 설치돼 작동 중이다. 뇌혈관ㆍ심장 질환을 조기에 진단하기 위해 MRI 기기로 검사하는 의료기관은 러시아에는 아직 드물다.
일본 병원과 관련 기관의 해외 진출이 활발하다. 최근 닛케이 아시안 리뷰는 신흥 경제국에 대한 일본 병원과 의료기기 업체들의 서비스ㆍ기기 수출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신흥국의 의료 서비스 수요 증가가 배경이 됐고 일본 정부의 성장 전략에 크게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병원 수출 50건 협상=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현재 신흥국에 대한 일본 병원 수출이 약 50건 진행 중이다. 예를 들어 카자흐스탄 암 진단센터, 인도네시아 당뇨병 클리닉, 사우디아라비아 신장투석 병원 수출이 추진되고 있다. 나고야(名古屋)에 본부를 둔 짐코는 후지타(藤田)보건위생대학이 운영한다. 짐코는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도시바와 싱크탱크 일본총연(日本總硏)에 미얀마 의료 프로젝트를 확대하는 데 참여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호쿠토병원의 블라디보스토크 건강검진센터를 지난해 약 6000명이 이용했다. 예상보다 10%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다. 가마다 하지메 호쿠토병원장은 "뇌졸중 환자 등에게 일본식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시설을 내년에 짓겠다"고 말했다. 호쿠토병원은 홋카이도(北海道) 오비히로에 있다. ◆지금은 의료 무역역조= 일본은 전 국민 건강보험과 높은 수준의 헬스케어 시스템을 갖췄다. 그러나 고령 인구가 늘어나면서 빠르게 증가하는 의료비에 새롭게 대응할 필요성이 커졌다. 일본은 연간 40조엔을 의료비로 지출하고 이는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晉三) 정부는 의료를 경제의 짐이 아니라 성장 엔진으로 바꾸려고 한다. 그 방법이 바로 병원 수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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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병원사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확대될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병원을 포함한 세계 의료시장은 지난 10년 동안 연간 8% 이상 확대됐다. 2010년 기준 시장 규모는 4조9400만달러로 추산된다. 일본 의료 수출은 이제 시작 단계다. 지금까지는 부진했다. 그 결과 2012년 의료기기 수입이 수출보다 7000억엔 많았다.
일본이 의료장비 수출에 힘을 쏟고 있다. 사진에서 도쿄(東京)대 의대의 한 의료진이 살펴보는 기기는 근적외선 분광기(near-infrared spectroscopyㆍNIRS)다. NIRS를 활용하면 혈액을 채취하지 않고 혈당을 측정할 수 있다. 사진=블룸버그
◆가격 대신 서비스로= 상황이 일본에 유리하지는 않다.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과 독일 지멘스가 세계 의료기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일본 의료기기 업체는 이들 업체의 아성을 뚫을 수 있는 가격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 그 결과 일본 병원이 해외에 세운 의료기관에 일본산 장비가 채택되지 못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일본 세콤과 도요타통상이 인도 방갈로르에 지난 3월 세운 사크라 월드 병원이 그런 경우다. 이 병원의 컴퓨터 단층촬영(CT) 장비와 MRI 기기 등 대형 장비는 대부분 미국이나 유럽산이다. 닛케이는 일본 의료기기 수출업체가 낮은 가격 대신 유지보수 서비스의 품질을 내세우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미얀마에 대한 일본산 의료기기 수출을 중개하는 회사인 미얀마 유타니의 고마루 요시노리 사장은 애프터서비스에 만전을 기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 이 회사는 고객이 멀리 있더라도 기기에 문제가 발생하면 기사를 신속하게 보내 정비ㆍ수리해준다. 닛케이는 일본 정부 기관과 민간단체의 노력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본국제협력기구(JICA)와 가족계획 국제협력사업을 펴는 일본 민간단체 조이세프(JOICFPㆍJapanese organization for International Cooperation in Family Planning)는 2005년부터 미얀마에서 임신부를 방문해 건강 상태를 점검해주는 프로그램을 펴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에 따라 신흥시장에서 일본 의료 서비스에 대한 신뢰와 함께 의료 사업을 펴는 기반이 형성될 것이라고 닛케이는 전망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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