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록원, 교황-한국 간 역사 담긴 자료 공개 '눈길'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오는 14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맞아 국가기록원이 역대 교황의 방한 모습과 교황청과 우리나라의 외교 관계 등을 담은 자료를 공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국가기록원은 8월 '이달의 기록' 주제를 ‘교황,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다’로 정해 관련 기록물을 12일부터 자체 홈페이지(www.archives.go.kr)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기록물은 사진 17건, 동영상 12건, 문서 3건 등 총 32건이다. 1950~2000년대 한국과 교황청의 외교관계, 첫 한국인 추기경 탄생 및 역대 교황의 방한(訪韓) 모습을 담고 있다.
1989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제44차 세계성체대회에 참석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미사를 주도하고 있다. 사진제공=국가기록원
사진의 경우 주한 교황청 대사 신임장 제정식(1964년), 요한 바오로 2세 김포공항 도착 직후 한국 땅에 입맞춤하는 모습·연도 환영객 사진(1984년), 교황 공항 영접 행사(1989년) 등 17건이 이번에 공개됐다. 또 토마스 퀸란 주교 내방(1954년), 로마교황 사절 내한(1959년), 외교 강화(1963년), 김수환 추기경 서임(1969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방한(1984년), 제44회 세계성체대회(1989년) 등 12건의 동영상도 공개됐다. 이와 함께 바티칸과의 국교 수교(1963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공항 환영·환송행사 계획(1984년) 등 우리나라와 교황청과의 외교 관계를 엿볼 수 있는 문서 3건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최초로 추기경이 된 故 김수환 추기경이 1969년 서임 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 천주교가 전래된 것은 18세기 후반이었다. 천주교는 신해(1791년)?신유(1801년)?병인박해(1866년) 등 초창기에 많은 탄압을 받았지만, 그 교세는 꾸준히 성장했다.우리나라와 교황청은 1963년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하기 이전부터 돈독한 관계를 맺고 여러 교황사절이 한국을 방문했다. 우리나라와 교황청의 관계는 1947년 방 파트리치오(Patrick J. Byrne) 주교가 교황사절로 파견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6.25전쟁 중 방 파트리치오 주교는 피랍돼 순교했다. 이 당시 방 파트리치오 주교와 함께 피랍되었다가 정전협정으로 귀환한 토마스 퀸란(Thomas F. Quinlan) 주교가 1954년 제2대 사절로 파견돼 대대적인 환영을 받기도 했다. 이후 1963년 12월 11일 우리나라와 교황청은 공동성명을 통해 공식 외교관계 수립을 발표했고, 이듬해 초대 주한 교황청 대사인 안토니오 델 쥬디체가 부임했다.
1984년 교황 최초로 한국을 방문했던 요한바오로 2세가 귀국 비행기에 올라 손을 흔들고 있다.
우리나라의 천주교 신자가 80만 명에 불과하던 1969년 3월에는 천주교 200년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인 추기경이 탄생하기도 했다. 당시 47세의 젊은 김수환 대주교는 최연소로 추기경에 임명됐는데, 2009년 선종(향년 86세) 때까지 우리나라 천주교의 대변자이자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벗‘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1980년대에는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교황의 한국 방문이 이어졌고, 대통령의 교황청 방문도 이어지면서 상호 관계가 더욱 돈독해졌다.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우리나라의 천주교 전래 2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처음으로 방한했다. 바오로 2세가 비행기에서 내려 한국 땅에 입맞춤하던 모습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89년 제44회 세계성체대회를 위해 다시 우리나라를 찾아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1954년 교황청 사절인 토마스 퀸란이 한국을 방문하자 환영객들이 환영 플랭카드를 들고 있다. 토마스 퀸란은 6.25 전쟁 당시 북한군에 의해 납치됐다가 풀려난 후 교황청의 사절로 한국에 파견돼 큰 관심으로 모았다. 사진제공=국가기록원
2000년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김대중 대통령이 교황청을 방문했고, 2007년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2009년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교황청을 각각 방문했다.추경균 국가기록원 기록정보서비스부장은 "우리나라와 교황청의 관계를 보여주는 기록을 통해,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의미를 되새겨 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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