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족집게 다 됐죠” 입시전형 분석하는 워킹맘 증권 여걸

유진투자證 리서치센터 김미연 연구원4년째 입시전형 분석 보고서 '교육의 정석' 펴내, 年5000명 학부모 상대 강연

김미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당신의 자녀! 명문고/명문대 보내드립니다."여느 입시학원 전단지에서나 볼 법한 이 문구는 2011년 첫 선을 보인 증권사 리포트 캐치프레이즈다. 보고서 제목도 '교육의 정석'이다. 김미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이 이 보고서를 해마다 펴낸 지도 벌써 4년째다. 펀드매니저, 주식투자자들에게 배포되던 보고서는 어느새 입소문을 타고 알음알음 퍼져 이제는 학부모들의 필독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서울ㆍ부산ㆍ대구ㆍ대전ㆍ광주 등 연 평균 6차례 전국을 돌며 그녀가 진행하는 입시전략 설명회는 회마다 1000여명의 학부모들이 운집해 경청한다. 그녀는 올해 경력 15년차인 베테랑 애널리스트로 투자전략팀에서 쌓은 내공을 처음 개별 섹터로 맡은 교육에서 맘껏 뿜어냈다. 김 연구원은 "전국민적 관심사인 교육에 대해 공부한 것도 많고, 애널리스트 생활이 10년을 넘기면서 의미있는 보고서를 남기고 싶었다"고 처음 '교육의 정석'을 내던 때를 회상했다. 무수한 입시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증시 전문가인 그녀가 유독 학부모들의 관심을 끈 배경은 '소통'이다. 김 연구원은 "수시로 바뀌어 온 대입 전형 때문에 관련 자료는 쏟아지고 입시전문가들도 넘쳐났지만 수능ㆍ논술에 각각 방점을 찍어두고 이해관계 속에 주어지는 설명들은 오히려 학부모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객관적인 수치를 들고 매년 바뀌는 입시정책을 소개하는, 더군다나 1년이면 300차례도 넘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지며 닦인 달변이 더해지며 학부모들의 답답한 속을 풀어줬다. 여느 학부모는 그의 설명회를 듣기 위해 부산, 대전 각지를 쫓아다니며 '내년에 또 뵐게요.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기도 한단다. 매년 새로운 입시정책을 업데이트하는 일이 마냥 쉽지만은 않다. 지난해까지 보고서 형태로만 출간되던 '교육의 정석'은 올해부터 책으로 발간돼 누구나 시중에서 접할 수 있게 됐다(유진투자증권 고객은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 김 연구원은 "마지막 한 달은 하루 서너시간 밖에 자지 못해 이제 그만둬야 하나 싶었다"고 말하며 미소지었다.하지만 실제로 그녀가 '교육의 정석'을 펴내는 일이 중단될 것 같지는 않다. 그녀 스스로도 워킹맘으로서 학부모들의 고충을 십분 이해하는 데다 그녀를 격려하는 학부모들의 온정이 마음 속에 남아있는 탓이다.업무와의 시너지도 당연히 존재한다. 김 연구원은 "바뀌는 입시정책 등 교육 분야를 당국 관계자만큼이나 알고 있어야 투자자를 위한 제대로 된 분석이 가능하다"면서 "업체만 쫓다가는 시쳇말로 당한다"고 강조했다. 교육 섹터를 분석한지 벌써 9년째. 그는 입시정책이 큰 틀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부모의 잣대로만 자녀를 바라보면 강점을 찾아주기 힘들다. 아이에게는 정답이라거나 잘못된 것이 없다. 창의적이고 또 아이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길이 넓어져야 한다. 나도 아이들이 그 길로 나아가는 데 계속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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