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한반도 핵무기 반대'…'한중, 전쟁 때마다 생사 같이해'

[아시아경제 이윤주 기자]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반도 핵무기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며 역사적으로 어려울 때마다 함께 대응했던 중국과 한국의 공통점을 강조했다.시 주석은 국빈 방한 이틀째인 4일 오전 서울대학교 글로벌공학교육센터를 찾아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펼쳤다. 중국 국가주석이 우리나라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강연한 것은 한중수교 이후 처음이다. ◆"한반도 자주평화 통일 실현될 것"= 오전 10시30분 강연이 시작되자 한국어로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한 시 주석은 "한반도의 핵무기를 반대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지속가능한 평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반도의 통일에 대해서는 "남북관계의 개선을 희망하고 자주적 평화통일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의 발전은 평화로운 주변 환경 조성에 달려 있다"며 "대화와 협상의 방식으로 인식을 같이하고 지속 가능한 안보 방향에 따라 상호가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중국과 한국, 전쟁 치열했을 때 생사 같이해"= 시 주석은 중국과 한국이 일본에 대응했던 공통된 역사를 들며 대일공조를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역사상 위태로운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양국이 도우며 함께 고통을 극복했다"며 임진왜란과 노량해전의 사례를 들었다. 특히 "20세기 초 일본 군국주의로 양국이 모두 큰 고난을 겪었다"며 중국 내 임시정부 유적지, 상하이 윤봉길 기념관, 광복군 주둔 유적지 등은 그 역사를 증명한다고 말해, 과거 역사를 부정하는 현재의 일본에 대한 한중 공동대응의 필요성을 내비쳤다.◆"다른 국가의 희생을 대가로 발전하지 않아"= 부상하는 중국이 다른 나라들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시 주석은 "중국은 절대로 다른 국가를 희생시킨 대가로 자신을 발전시키지 않는다"며 "주변 나라와의 호혜적 협력을 넓히고 발전의 이득이 주변에 미치도록 해 개도국들의 영원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그는 "중국은 성장을 이뤘지만 세계의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 거리가 있다"며 "문명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보호하며 이익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이익을 보고 사귀면 친구와 헤어져"= 시 주석은 이익이 아니라 우정에 따른 관계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이익을 보고 친구를 사귀었다면 이익이 없어지면 헤어지게 된다"며 "서로의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한중 양국 간 플랫폼이 마련돼 우의를 증진하도록 각계 인사와 모든 국민께서 힘을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시 주석 측은 앞서 강연장 앞좌석을 모두 학생들로 채워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시 주석의 모교인 칭화대를 찾아 인사말과 마무리 발언 때 중국어를 사용해 큰 박수를 받은 것처럼, 시 주석도 이번 강연을 통해 한국인의 마음을 얻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강연에는 사전 초청장을 받은 서울대 학생 100명과 중국 기자단 50여명, 내외신 기자 200여명 등이 참석했다. 사전에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제출한 참석자들은 본인 확인을 거친 후 강연장에 입장했다. 초청 인사와 취재진, 사전 신청자들 외에는 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강연 소식을 듣고 왔다가 사전에 신청한 서울대생만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입구에서 발길을 돌리며 아쉬워하는 학생들도 있었다.이윤주 기자 sayyunj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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