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다시보기]16-② 여의도동 1번지 '독서왕' '열람실 터줏대감'은 누구?

국회도서관 건물 외관. 윤동주 기자 doso7@asiae.co.kr

도서관 열람실에 먼저 출근도장 찍는 김춘진 의원 지난해 독서왕은 258권 빌린 백재현 의원 [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 김보경 기자, 김민영 기자, 주상돈 기자]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ㆍ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논어의 첫 구절을 실행에 옮기는 국회의원들이 있다. 지난해 국회도서관의 자료와 서비스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한 의원들이다. 여의도를 대표하는 학구파라 할 수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도서관과 깊은 인연을 맺은 사연을 들어봤다.국회도서관을 가장 많이 찾은 단골손님은 김춘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었다. 그는 의원열람실을 대표하는 '터줏대감'으로 통했다. 의원열람실에서 근무한 A씨는 김 의원에 대해 "오전에 의원실보다 열람실에 먼저 들르며 출근도장을 찍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김 의원이 틈날 때마다 오곤 해 깜짝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단 30분이라도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다 가더라"고 말했다. 또한 김 의원은 열람실 한편에 마련된 언론 인터뷰 장소도 자주 사용하는 등 국회도서관을 십분 활용했다.김 의원에 이어 도서관을 직접 자주 찾은 김을동 새누리당 의원은 일본 정부의 군국주의ㆍ우경화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학구열을 불태웠다. 김 의원 측은 "일본의 만행을 알리고 주변국과의 국제 공조를 다지기 위해 역사와 관련된 해외 보고서와 간행물을 참고했다"고 전했다.백재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은 '독서왕(대출 최다)'에 꼽혔다. 지난해 도서관에서 총 258권을 빌려 단행본 대출 건수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쌓인 숙제가 많았다고 했다. 백 의원실 측은 "지난해 총 5개의 상임위원회를 맡다 보니 자연스레 도서관 책을 많이 대출했다"고 전했다. 백 의원은 19대 국회 전반기 동안 안전행정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남북관계발전특별위원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등 5개 상임위에서 활동했다.특히 백 의원은 여가위 여성 의원들 사이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책과 씨름하며 고군분투했다. 이 관계자는 "주로 청소년 관련 정책의 연구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책과 논문을 이용했다"며 "물론 백 의원이 모든 책을 다 읽지는 못하니 책을 A4 한 장으로 요약 정리해서 보여주는 건 보좌진의 업무"라고 말했다.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국회전자도서관에 가장 많이 접속한 의원이다. 즉 도서관에 직접 가지 않고 PC, 모바일 등을 통해 똑똑하게 자료를 활용한 '스마트족'이다. 판사 출신인 그는 평소 글쓰기를 좋아해 언론매체 등에 활발하게 글을 기고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홍 의원 측은 "주로 칼럼 소재를 얻기 위해 도서관이 보유한 다양한 분야의 학위논문을 참고했다"며 "검색어만 입력하면 원하는 자료를 금방 찾을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최동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도서관 책을 가장 많이 빌린 의원 2위로 선정됐다. 시각장애 2급인 최 의원이 도서관 책을 자주 빌린 연유는 무엇일까. 최 의원 측은 "의원실에 마련된 독서 확대기를 이용해 최 의원이 직접 읽기도 하고, 원하는 부분을 발췌해 구두로 알려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나 연금, 건강보험 등 복지 분야 책을 주로 이용했다.최 의원 측은 "점자책이나 음성서비스가 지원되는 책이 도서관에 아직 충분하지 않다"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서비스는 국회도서관이 선도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인문서적은 보좌진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최 의원이 직접 읽고 싶어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아쉬워할 때도 있다고 전했다.한편 의원들은 국회도서관의 의원전용 책 배달 서비스를 한목소리로 칭찬했다. 국회도서관은 클릭 한 번이면 각 의원실로 책을 배달해주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의원실에서 인터넷으로 책을 대출 신청하면 도서관 직원이 의원실에 직접 배달해주는 것이다. 하루 최대 5번씩 책이 든 카트를 밀며 건물 2층부터 10층까지 각 층에 분포한 의원실에 일일이 전달해주고 있다. 의원의 입법활동 지원이라는 설립 취지에 맞춰 국회도서관이 내놓은 히트 상품인 셈이다.[관련기사]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주상돈 기자 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획취재팀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기획취재팀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기획취재팀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기획취재팀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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