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장수리스크 확대…대응책은?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생명보험회사의 장수리스크가 확대될 것으로 나타났다. 사적연금의 역할 확대와 베이비부머의 본격적인 은퇴, 핵가족화의 진전, 경제환경 변화 등에 따라 종신연금에 대한 수요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1일 보험연구원의 '장수리스크 관심 확대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생보사의 장수리스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구 고령화의 진전에 따른 것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11월 '100세 시대를 대비한 금융의 역할 강화방안'에서 장수채권 등을 금융회사의 장수리스크 관리능력 제고를 위한 주요 추진과제 중 하나로 선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따라 생보사들은 장수리스크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고 장수리스크 측정 및 관리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장수리스크 측정을 위해 확률적 사망률 모형을 구축하고 다양한 시나리오 테스트나 스트레스 테스트를 적용해 적절한 측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수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장수 파생상품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생보사들이 장수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자연헤지를 위한 적정한 상품 포트폴리오 유지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유럽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에서는 사망률의 빠른 개선과 생보사 및 연금사업자의 연금부채 증가에 따라 지급여력제도 상에 장수리스크를 별도로 반영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장수리스크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생보사의 장수리스크는 연금계약자의 생존확률이 기대했던 것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다. 우리나라 과거 경험생명표를 살펴보면 보험사가 사망률 개선을 충분히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세중 연구위원은 "경험생명표에 사용하는 과거 20년 평균 남성사망률 개선율이 실제 사망률 개선율을 과소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이는 사망률 개선에 대한 예측에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과소평가할 리스크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국내 보험사의 장수리스크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대응이 필요하다. 보고서는 급격한 고령화로 국민연금 수급자 증가에 비해 이를 부양할 근로인구가 대폭 감소하면서 공적연금을 보완하기 위한 사적연금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1955년생부터 시작되는 베이비부머의 은퇴 가속으로 인한 종신연금 수요 확대도 예상했다.또 핵가족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가족을 통한 장수리스크 분담 기능은 현저히 약화되고 있으며 혼인율 감소, 이혼율 증가 등으로 1∼2인 가족이 증가하고 있는 점도 이러한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김세중 연구위원은 "저성장 저금리 환경의 지속으로 종신연금 이외의 노후소득 확보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주택임대 수입과 금융자산 수익률이 악화될 경우 사망률의 상호보조 효과가 있는 종신연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장수리스크 관리 방법 중 바이아웃은 주로 데이터베이스형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기업이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고 연금계약과 관련한 부채와 함께 그에 해당하는 자산을 모두 타 법인에 이전함으로써 장수리스크를 제거하는 장수리스크 관리 방법이다. 장수채권은 채권의 쿠폰이 생존지수에 연동되는 채권을 발행하고 이를 통해 장수리스크를 거래하는 방법이지만 영국과 칠레에서의 발행 시도가 모두 실패하는 등 실제 발행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우리나라의 경우 장수리스크 관리 상품이 미비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적절한 상품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것이 현실인 장수리스크 관리방안이라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장수리스크 관리방안 마련은 장수리스크 확대로 인한 보험료의 급격한 상승 또는 소극적인 상품 개발로 종신연금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을 낮춤으로써 궁극적으로 연금시장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김세중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 장수 파생상품이 도입될 경우 사망률 데이터의 미비점을 개선하고 생존확률 예측 방법, 가격산출 방법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장수지수의 개발, 장수리스크를 관리하는 생보사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방법 등도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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