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조희연 美영주권 공방 2라운드
[아시아경제 이윤주 기자] 고승덕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미국 영주권 보유' 의혹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고 후보가 지난 25일 의혹을 제기한 조희연 후보에게 허위사실을 유포해 교육감 선거를 혼탁하게 만들었다며 사과하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데 대해 조 후보는 26일 고 후보의 해명이 미흡하다며 추가 질문을 담은 '답신'을 보냈다. 조 후보가 제기한 의혹은 '고 후보가 두 자녀를 미국에서 교육시켜 자녀들이 미국 영주권을 갖고 있고 고 후보 자신 또한 미국에서 근무할 때 영주권을 보유했다는 제보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고 후보는 곧바로 '조희연 후보님께 드리는 편지'를 보내 "(미국에서) 2년간 일한 로펌에서 영주권을 취득하라는 권유를 받았지만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두 자녀에 대해서는 "미국 유학 시절 태어나 (영주권이 아닌) 시민권을 보유하고 있다"며 "전처와 결별하면서 아이들을 엄마가 양육하게 돼 미국으로 떠나보내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조 후보는 다음 날인 26일 '사실 확인에 감사드리며, 미흡한 점에 대해 추가 질문을 드립니다'라는 답장을 보내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조 후보는 이 편지에서 "고 후보가 몇 년 전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저는 미국 영주권이 있어서 미국 가서 살면 된다'고 말했다는 다수의 증언이 있다"며 "여권에 기재된 영문 이름, 미국 유학과 로펌 근무 시절에 쓰던 영문 이름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하고, 이 이름으로 주한 미국 대사관에서 영주권을 받은 적이 없다는 내용 증명을 떼어주면 깨끗하게 해결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와 함께 조 후보는 고 후보의 자녀들이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 국적을 가지게 된 것인지 아니면 조기 유학을 보낸 뒤 그곳에 정착하게 된 것인지에 대한 설명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고 후보 측은 조 후보에게 27일 '재답신'을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캠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사관에서도 영주권이 '없다'는 것을 증명해주진 않는다"며 "그래서 우리가 직접 찾아낸 증거자료가 20년 전 여권과 비자"라고 말했다. 여권 출입국 도장을 보면 10년간 미국에 가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며 비자를 발급받았다는 것 자체가 영주권이 없다는 뜻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고 후보 스스로 본인이 미국 영주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는 제보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하며 "어디서 누구한테 들은 건지 그걸 밝혀달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본인의 영주권이나 자녀의 국적 문제를 떠나 자녀를 미국에서 기른 후보가 과연 한국 교육의 현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겠느냐는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을 지낸 장진영 변호사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녀를 미국서 공부시키든 중국서 공부시키든 그건 부모의 권리이고, 대한민국 국민으로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는 것 역시 자유이나 자녀에 대한 한국 교육을 포기할 권리와 한국의 교육감 후보가 될 권리는 양립불가한 관계"라고 쓴소리를 던졌다.이윤주 기자 sayyunj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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