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순의 작전타임]V-리그, 과감하게 노출하라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한국배구연맹(KOVO)이 15일과 16일 통합 워크숍을 열어 다음 시즌 V-리그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남녀 각 구단 코칭스태프와 사무국 임직원, 연맹, 언론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해 분임토의를 했다. 안건 가운데는 미디어와 선수단의 친밀감을 높여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경기 전 양 팀 감독의 인터뷰를 공식화하자는 내용이 골자다. 팬들과 소통하고 배구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고민이다. 배구는 다른 프로스포츠 종목에 비해 미디어 노출에 인색했다. 감독과의 인터뷰도 제한적이다. 별도의 공간이 마련되지 않아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는 코트에서 병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마저도 팬들의 함성과 경기 준비로 분주한 현장음에 묻힌다. 경기 시작 세 시간 전부터 더그아웃에서 감독·선수들과 호흡할 수 있는 프로야구나 한 시간 전 감독실 혹은 라커룸에서 자유롭게 인터뷰하는 축구, 농구와는 대조적이다. 대다수 배구 감독들은 집중력이 흐트러질 것을 우려하지만 공감하기 어렵다. 선수들이 언론과 접촉하는 기회는 훨씬 제한적이다. 구단 관계자와 감독들의 동의를 얻기 위한 절차가 필요하고, 과정도 그만큼 더디다. 팀의 일원으로 진행되는 봉사활동이나 공개 행사를 제외하고는 미디어 노출을 차단하는 경우가 많다. 선수단 관리와 홍보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예기치 않은 내용이 노출되면 불편하고 다른 선수들과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팬들은 스타 선수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고, 그들을 통해 종목과 구단 소식에 관심을 기울인다. V-리그에도 뛰어난 외모와 실력으로 주목받는 선수들이 늘고 있다. 지난 1월 18일 열린 올스타전 전야제에서는 춤과 노래로 숨은 끼를 발산해 반향을 일으킨 새내기들도 있었다. 지난달 29일 연임이 확정된 구자준 KOVO 총재(64)는 "프로다운 수준 높은 실력과 쇼맨십으로 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배구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감독 인터뷰를 의무화하자는 논의는 미디어 노출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출발선이다. 취합한 의견은 KOVO 실무위원회와 이사회 승인을 거쳐 다음 시즌부터 반영된다. 다수 지도자들이 훈련과 개인사정을 이유로 워크숍에 참석하지 못한 점은 유감이다. 의미 있는 노력이 '탁상공론'에 그쳐서는 곤란하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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