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베트남에서 반중(反中)시위가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베트남 정부에 자국민을 보호해 달라고 요청했다. 베트남에 거주하던 중국인 3000명 이상은 중국 정부의 도움을 받아 베트남을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현지시간) 중국 관영언론 신화통신에 따르면 궈셩쿤(郭聲琨) 중국 공안부 부장은 이날 쩐 다이 꾸앙 베트남 공안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반중시위 과정에서 중국인들이 다치지 않도록 중국인들을 보호하는데 정부가 더 힘을 써 달라"고 요청했다.궈 부장은 "베트남에서 진행되고 있는 폭력적 반중시위에 대해 매우 충격을 받았고 화가 난 상태"라면서 "시위에 대한 베트남 정부의 소극적 대응에 실망했다"고 항의했다.이에대해 쩐 장관은 "베트남 정부는 경찰 인력을 대거 풀어 시위 지역에 배치했고, 중국인들을 다치게 한 시위자들을 체포했다"면서 궈 부장의 항의를 안타까워했다.최근 중국이 분쟁 지역인 파라셀 군도(베트남명 호앙사·중국명 시사군도)에서 원유 시추를 강행한 것과 관련해 베트남에서 반중시위가 격화됐고, 이로 인해 지금까지 중국인 2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베트남의 20개 시민단체들은 SNS를 통해 18일 오전 하노이, 호찌민, 롱안, 나짱 등 4곳에서 열리는 반중시위에 시민들이 적극 참여해 달라고 호소해 이번주에도 반중시위 확산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베트남 정부는 자국민들에게 애국심의 표현은 정당하지만 불법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폭력시위를 자제해 달라고 호소하며 사태 악화를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베트남 공안 당국은 호찌민과 하노이 등 과격시위가 우려되는 대도시 지역과 외국기업의 공장 주변에 병력을 대거 배치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중국 정부는 베트남의 반중시위와 관련해 이 지역에 여행자제령을 발령했으며 홍콩 역시 불필요한 베트남 여행을 자제하라며 주의보를 격상했다. 중국 외교부는 베트남에 거주하던 자국민이 베트남을 빠져나와 귀국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3000명 이상이 베트남을 빠져나온 것으로 전해졌다.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