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미분양 만성피로' 지역, 기지개 편다

미분양 소진률 높은 지역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침체로 좀처럼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았던 수도권 지역에 봄기운이 완연한 모습이다. 특히 분양 단지마다 수요자를 모집하지 못해 ‘미분양의 무덤’으로 오명을 썼던 김포, 용인, 수원 등에서도 미분양 감소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통상 계약 두세달 만에 잔금을 내야 하는 기존 아파트와 달리 신규 분양 아파트의 경우 중도금 대출 등을 통해 입주 때까지 자금 부담을 늦출 수 있어 비용 부담이 적다. 최신 설계로 지어진 아파트를 서울 전셋값으로 구입할 수 있는데다 지난해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수도권 분양시장이 올해 더 활기를 띨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계약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달 말 국토부가 발표한 전국 3월 현재 미분양 통계에 따르면 미분양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김포시’로 2개월 사이 무려 1454가구가 줄었다. 김포시는 김포도시철도 착공으로 서울 지하철 출퇴근시대가 임박한데다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등 쇼핑시설들이 줄줄이 들어서는 등 대어급 호재가 쏟아지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상황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김포 장기동의 A공인 관계자는 “중소형 미분양은 이미 종적을 감춘지 오래”라며 “대형 일부를 제외하고는 미분양이 거의 소진된데다 중대형도 최근 3억원에 전세가 나갈 정도로 호황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가상한제 확대 실시 전후로 공급된 식사동 일대의 매머드급 단지들이 수년간 골치를 썩였던 고양시가 김포시의 뒤를 이어 미분양 감소수 2위를 기록했다. 수원, 화성, 파주를 비롯해 수년간 미분양 적체로 애를 먹었던 인천 연수구에도 봄볕이 들었다. 연수구는 1월 2316가구에서 377가구가 소진됐다. 이처럼 미분양 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수도권에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는 ‘전세난’과 ‘규제완화’에 따른 집값 상승 기대감을 꼽는 의견이 많다. 수도권의 전세난은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주부 이모씨(46세)는 지난달 2년 전 2억 원에 계약했던 안양 호계동의 전용 84㎡아파트를 최근 8000만원 올려 계약했다. 집값을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전화를 받고 부랴부랴 전세 시세를 확인했지만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로 많이 오른데다 이사 비용까지 고려하면 그냥 눌러 앉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주부 김모씨(38세)는 지긋지긋한 전세난에 염증을 느끼고 신규분양아파트를 매입한 케이스다. 다섯 식구에 시부모님까지 거주할 수 있는 넉넉한 공간을 찾아 김포의 한 대형아파트를 할인분양을 통해 4억원선에 매입할 수 있었다. 김씨는 “최근 김포도시철도 착공으로 지역 분위기가 좋은데다 서울 전셋값 수준으로 넓은 새아파트를 마련해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정부의 잇따른 규제 완화로 세제부담이 줄어든 점도 미분양 소진에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취득세 감면이나 양도세 중과 폐지 등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비용을 세이브할 수 있어 세금 절약비용만큼 집값이 상승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밖에 앞으로 성큼 다가온 지방선거도 미분양 감소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좌초된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굵직한 개발사업들의 해법과 지역 부동산 활성화를 위한 각 후보들의 공약이 소개되면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을 밝히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시장이 회복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지표로는 미분양 통계, 주택 거래량, 시세 자료가 가장 많이 통용된다”며 “인기가 예상되는 지역의 경우 잔여 미분양이 먼저 소진되기 시작해 그 인기가 신규분양아파트로 확대되는 것이 공식처럼 통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처럼만에 수도권 지역에 부동산 훈풍이 불고있는 만큼 내집마련을 원하는 수요자라면 집값이 저렴하면서도 수요가 풍부한 인기지역의 대단지를 골라 실거주겸 시세차익을 노려볼 만 하다”고 말했다. 미분양 감소가 두드러지는 수도권 지역의 신규 분양 물량도 주목할 만하다.GS건설은 지난 9일 경기 김포시 장기동 779-3번지, 감정동 67번지 일원에서 ‘한강센트럴자이’의 분양에 나섰다. 전용면적 70~100㎡ 총 4079가구의 미니 신도시급 대단지로 조성되며 이 중 1차분 3481가구가 먼저 공급된다. 호반건설이 지난달 30일 송도국제도시 RC-4블록에 공급한 ‘송도국제도시 호반베르디움’은 전 타입이 순위내 청약 마감했다. 분양가는 3.3m²당 평균 1116만원으로 기존 공급된 상품보다 저렴하다. ‘송도국제도시 호반베르디움’은 지하 1층~지상 33층, 총 15개 동 규모로 지어진다. 전용면적 기준 63~113㎡ 11개 타입 총 1834가구 규모로 구성된다. 에이스건설㈜은 경기 용인시 이동면 천리 일대 ‘에이스 카운티 용인’ 아파트를 분양 중이다. 이 아파트는 지하 2층, 지상 8층~15층, 총 9개 동 규모다. 전용면적 기준 64㎡ 113가구, 74㎡ 153가구, 84㎡ 164가구 등 총 430가구가 실속이 높은 중소형으로 구성됐다. 수도권에서 보기 드문 3.3㎡당 600만원대로 책정했으며, 중도금 60% 무이자 대출, 계약금 정액제 도입으로 내집마련에 대한 가격 부담을 한층 낮췄다. 동탄2지구 ~ 용인 천리 간 6.6㎞에 달하는 국지도 84호선이 2016년(예정) 신설 및 확장될 예정이다.반도건설은 이달 중 평택 소사벌지구 B7·8블록에서 지하 1층~지상 25층, 총 15개 동 규모의 총 1345가구인 ’소사벌지구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를 선보인다.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기준 74·84㎡의 중소형 타입으로 구성됐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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