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낮춘 오피스텔 수요자 무덤덤…분양도 안된 1층 상가는 인기 폭발
마곡지구 내 오피스텔들이 들어서는 양천향교역 일대 모습.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정부의 전월세시장 선진화 방안이 발표되기 전에는 100% 분양되는 오피스텔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분위기가 상당히 나빠졌다. 분양가를 3.3㎡당 100만원 정도 낮춘 곳들이 생겨나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이제 상가로 몰린다. 분양승인도 채 받지 않은 오피스텔 상가에 청약하려고 계약금을 걸어놓는 사람들도 있다."(마곡지구 A공인)수익형 부동산의 대표주자인 오피스텔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월세 수입을 보장한다는 말에 투자를 하려던 이들이 세원 노출이라는 부담감을 떨치지 못하고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소위 '잘 나간다'는 서울 마곡지구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3.3㎡당 900만원이던 오피스텔 분양가는 최근 들어 700만원 후반대로 낮아졌다. 떨어진 인기를 가격으로 만회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수요자들의 반응은 무덤덤하다.지난 주말 찾은 신방화역 인근 마곡지구 일대는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었다. 마곡지구는 아시아 최대의 보타닉공원 조성이 추진되고 굵직한 기업들이 잇따라 입주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요자들이 몰리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이곳과 인근 공인중개업소는 바쁜 모습을 연출했다. 분양을 앞둔 오피스텔 분양 관계자들이 공인중개업소에 찾아와 각티슈를 건네며 중개업자들에게 잘 부탁한다는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그렇지만 인기의 결정적 요인은 가격이었다. 신방화역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3월 이후 분양가를 높게 책정해 분양에 나선 오피스텔들은 성적이 좋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3.3㎡당 900만원대에 분양했다면 나중에 월세 60만원을 받더라도 수익률이 4~5% 정도밖에 안된다"며 "수익률을 6~7%대로 높이려면 분양가를 낮추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중개업소에 따르면 마곡지구 인근 오피스텔은 보증금 1000만원, 월세는 60만~65만원대로 형성돼 있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주택 임대소득 과세대상에서 피해나가기 위한 방편으로 상가에 눈을 돌리고 있다. 아직 분양승인을 받지도 않은 상가에 사전계약 개념으로 청약금 중 일부를 선금으로 걸어둔다는 관계자들의 귀띔도 있었다. A 오피스텔 분양대행사 대표는 "분양예정인 레지던스나 오피스텔 상가에 사람들이 몰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분양하지도 않은 오피스텔 상가 1층 전체가 선계약이 끝났다"고 말했다.오피스텔 입주는 내년부터지만 마곡지구 입주 기업들은 2018년에야 입주를 시작하기 때문에 임차인들을 다 채울 수 있을지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안민석 FR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대학가도 아닌 곳에 원룸형 오피스텔이 대거 공급됐는데 2016년까지 5000실을 어떻게 채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택지개발지구의 경우 입주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수요가 형성되는데 마곡지구는 2017년 이후 모습을 갖추게 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은 고전을 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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