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실종자 이미 죽인 '분향소'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들을 위해 안산 올림픽기념관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임시합동분향소

-사망자 숫자보다 분향자리 200여개 더 만들어 놓은 경기교육청의 '오버'-실낱 희망 매달린 가족에 대못 박는 꼴[안산=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경기도교육청과 안산시청이 안산 올림픽기념체육관에 마련한 임시합동분향소에 아직 생사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단원고 학생들의 위패가 놓일 공간까지 마련돼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실종자들의 사망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8일째인 23일 경기도교육청과 안산시청이 안산 올림픽기념체육관에 마련한 임시합동분향소에는 이날 9시부터 조문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현재 임시합동분향소에 사망이 확인된 22명의 단원고 희생자들의 위패가 놓여 있다. 그러나 이 위패들이 놓인 벽면 전체에 22명 외에도 200여명의 위패가 놓일 공간이 마련돼 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22명 포함 총 240명의 위패가 놓일 공간을 마련했다"며 "실종자들의 위패를 위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한명의 구조자라도 나오길 기도하고 있는 피해자 가족과 국민들의 심정을 외면한 처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관계자는 '왜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들의 위패 공간까지 마련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자신은 말할 입장이 아니라고 했다.  단원고 학생과 교사 339명은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사고를 당했으며 이중 196명의 생사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공식 확인된 구조인원은 77명, 사망자는 교사 4명을 포함해 총 66명이다. 학생들을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구조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강모 교감(52)도 사망자에 포함됐다. 한편 텔레비전을 통해 합동분향소가 마련된다는 소식을 듣고 9시 조문이 시작되자마자 이곳을 찾은 김정순 할머니(76)은 "손주같은 아이들이 저렇게 됐으니 가슴이 너무 아프다"며 "한명이라도 제발 살아있었음 좋겠다"며 쉼 없이 눈물을 흘렸다. 또 다른 안산 시민 양희숙씨(72)도 "한명이라도 품안으로 돌아오길 바란다"며 젖은 손수건으로 얼굴을 막고 울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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