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슬기나기자
박화진 고용부 노사협력정책관
노동계 반발이 예상됨에도 임금체계 개편안을 내놓은 까닭은 무엇일까. 박 국장은 "부담은 알지만,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년 연장, 고령화 시대를 맞아, 더 오래 근무하고 근로자 간 공정한 임금이 주어지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임금체계에 '손'을 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임금체계 개편 매뉴얼은 근속연수가 늘면 자동적으로 임금이 올라가는 현 연공급(호봉제) 대신 직무급, 직능급을 적용하고, 성과급 비중을 확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매뉴얼에 강제성은 없다지만 노동계는 사측의 입장만 반영한 개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오랜 기간 노사관계 업무를 담당한 박 국장은 노조의 반발을 예상했다는 듯 덤덤하게 "매뉴얼은 단지 안내서의 성격일 뿐"이라고 반응했다. 새로운 임금체계는 노사 간 자율로 만들어져야 하고, 그 과정을 돕기 위해 정부가 기본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정 시기에서 현재 임금보다 낮아지는 경우도 있겠지만, 더 오래 근무할 수 있어 생애 전체에 걸친 임금소득 총액은 근로자에게 더 유리할 전망"이라며 "직무와 숙련도에 따라 임금이 지급되는 관행이 정착될 경우 기존 비정규직 등 저임금 근로자의 임금도 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국장은 전 부처를 통틀어 손꼽히는 '노사통(勞使通)'이다. 미국 위스콘신 대학원에서 노사관계학 석사를 취득했고, 1991년 행정고시 합격 후 고용부 노동조합과장, 근로기준국장, 대통령실 선임행정관, 부산고용노동청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큰 소리 치는 법 없는 온화한 성격과 꼼꼼함이 큰 장점이다. 때때로 노조나 기업에 맞서 '공공의 적'으로 화살을 맞기도 하지만, 내부에서는 "적이 없는 사람"이라고 입을 모은다. 박 국장은 "결국은 신뢰와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수십년 간 노사관계와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며 뼈저리게 느꼈던 부분이다. 신뢰를 쌓고 소통하지 않으면 해결되는 것도 없다. 그는 직원들에게도 "노사관계에는 사소한 문제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늘 신뢰감을 줄 수 있는 프로가 될 것을 강조한다. 박 국장은 "이번 (임금체계 개편) 문제도 신뢰와 소통으로 조금씩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