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현지시찰에 나선 김정은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은 1950년 6월25일 옹진반도을 공격한 뒤 38선 전역으로 진격해 내려왔다. 북한군이 노린 공력로는 의정부∼서울선과 옹진반도∼서울선이다. 북한군 2개사단은 계획대로 개성을 순식간에 점령했고 옹진반도를 손에 넣었다. 다른 2개 사단도 의정부를 향해 탱크를 앞세우고 거침없이 밀고 내려왔다. 북한은 아직도 남침야욕을 버리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또 한번의 남침을 위해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을까. 군사전문가들은 6.25전쟁이 끝난지 64년이 지났지만 기습공격을 할 수 있는 주요 공격로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의 전시사업세칙과 전력배치를 제시하며 "북한은 전시초반에 전력을 밀어붙여 수도권을 점령한 후 한국과 미국에 협상을 요구할 수 있다"며 "서해를 기습공격 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천안함 피격사건 4주기를 앞두고 서해안을 또 한번 노리고 있는 북한의 전략을 살펴본다.
북한의 현지시찰에 나선 김정은
◆마무리된 전쟁선포 명분화= 지난해 10월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은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의 동향을 전하며 "무력도발 야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 김정 은 제1위원장은 내부적으로 전쟁지도지침서인 전시사업세칙을 개정해 "3년 내에 무력 통일하겠다"고 수시 호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북한이 개정한 전시계획인 '전시사업세칙'에는 전시선포 시기를 처음으로 적시했다. 시기는 '공화국 남반부의 민주애국역량이 들고 일어나 북에 지원을 요구할 경우 전쟁을 선포한 다'라고 명기했다. '남조선 애국 역량’이란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종북세력을 말하는 것으로 이들이 대규모 폭력시위 등 사회 혼란을 야기하면 이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무력 통일을 시도할 수 있음을 노골화한 것이다. 남한 사회 내부의 정세가 극도로 혼란스러운 기회를 무력통일의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도 풀이된다. '준전시사업세칙'도 개정했다. ▲최고 존엄 모독 ▲한미 양국이 전선과 해상에서 군사 도발 ▲최고 이익을 침해하는 도발 감행의 경우 ‘준전시 상태’를 선포한다고 규정했다. 준 전시 상태란 전쟁에 당장 대처할 수 있게 준비한 상태로 1968년 미 해군 푸에블로호 나포 사건 때를 비롯해 4차례 선포됐다.
방사포
◆더 강화된 북한의 침투전력= 국방대학교 국가안전보장문제연구소는 23일 발간한 '2014년도 3대 안보위협 예측'이란 제목의 발간물을 통해 북한이 올해 NLL과 연계한 해상도발을 감 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북한이 지난 2010년 3월26일 천안함 피격사건 이후 4년간 해상 기습침투 및 공격 능력을 보강하는 것을 보면 이런 예측이 가능하다고 군 관계자들 은 설명하고 있다.가장 눈에 띄는 것은 북한이 서해에 실전배치한 200t급 신형 전투함이다. 신형 전투함은 작년 10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기동훈련을 참관하면서 처음 공개됐다. 사격통 제장비를 갖춘 76㎜ 함포와 30㎜ 기관포를 장착했다. 76㎜ 함포의 사거리는 12㎞로 서해 NLL 해상에 배치된 우리 해군 참수리 고속정의 40㎜ 함포(4㎞)보다 길다. 자동조준장치를 부착해 명중률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작년부터 스텔스형 고속 침투선박(VSV)도 건조하고 있다. 시속 100㎞ 이상인 이 선박은 특수부대의 해상 침투용으로 분석된다. 동해안에서 처음 시험 운항한 이 선박은 이 미 실전배치된 반잠수정과 함께 우리군에 큰 위협이 될 전망이다. 북한은 매년 소형 연어급(130여t) 등을 포함한 잠수함(정) 1∼2척을 건조하고 있다. 건조된 잠수함(정)은 서해 및 동해함대사령부 예하 전방기지에 배치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 최근에는 40년 이상 운용한 수상함을 대체하는 함정 건조 모습도 식별되고 있다. 북한의 수상함 전력은 노후화돼 우리 해군 수상함 전력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었지만 최근 전력 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군수공장에 방문한 김정은
◆침투전력 뒷받침할 포병은= 서해 5도와 수도권을 겨냥한 북한의 포병전력도 증강됐다. 서해 최전방지역인 장재도와 무도, 월내도 등에 사거리 20km의 122㎜ 방사포를 전진배치해 NLL 해상의 모든 표적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사거리를 연장한 신형 240㎜ 방사포도 서부전선과 동부전선 주요 축선에 배치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대사거리는 60 ㎞에서 5∼10㎞ 더 늘어난 것으로 관측된다. 이밖에 전방부대에 배치된 최신형 전차인 '선군호'에 건물과 벙커 안의 인명을 살상할 수 있는 93㎜ 열압력탄 발사기도 장착했다. 전차의 외벽 두께를 800∼900㎜로 높혀 방호력도 보강했다. 북한은 천마호, 선군호 등 전차 1000여대를 실전 배치하고 있다.양낙규 기자 i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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