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증권사 직원이 투자자 허락없이 임의로 예탁자산으로 주식을 거래하거나 일임매매라도 수수료 등 과다한 거래비용을 발생시키면 증권사가 투자자 손해 상당 부분을 책임져야 한다는 분쟁조정 결과가 나왔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최근 증권사 직원의 임의매매와 과도한 회전매매 행위가 쟁점이 된 분쟁조정 사건들에 대해 투자자 손해의 70~80%를 배상하도록 결정·권고해 해당 증권사들이 이를 수락했다고 17일 밝혔다. 거래소에 따르면 증권사 직원 A씨는 동창회 모임 자리에서 친구인 투자자 B씨의 투자 승낙을 받아 계좌 관리자가 된 것을 이용해 B씨 몰래 주식 매매를 반복해 1941만원의 손해를 냈다. 빈번한 단기회전매매로 거래수수료만 1248만원을 발생시킨 것이 손실의 주된 원인으로 조사됐다. 증권사 직원 C씨는 친구 아내인 주부 D씨의 일임을 받고 5000만원을 투자해 세 달만에 거의 전액을 손해냈다. C씨 역시 빈번한 단기회전매매에 치중해 거래 수수료만 2365만원 발생한 것이 손실의 주된 원인으로 조사됐다. 황우경 거래소 시장감시총괄부 분쟁조정팀장은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임의매매 내지 회사 영업실적 증대를 위한 과다한 회전매매로 손해를 발생시킨 사례”라며 “직원에게 계좌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임의매매 사실을 안 뒤에도 이를 방치하거나, 자기판단·책임 원칙에 반해 거래를 직원에게 모두 맡긴 고객의 과실을 참작해 증권사 책임을 80%, 70%로 제한해 배상토록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영업 환경이 악화되며 임의·과당매매 관련 분쟁은 지난해 292건으로 2011년(204건) 대비 43% 증가했다. 황 팀장은 “투자자는 거래 편의성을 이유로 계좌 비밀번호 등을 증권사 직원에게 공개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정식 투자일임계약을 맺지 않은 채 직원에게 거래 일체를 맡기는 사적 일임은 법령상 금지되는 만큼 지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평소 거래내역을 꼼꼼히 확인해 임의·과당매매 사실을 안 경우 즉각 이의를 제기하고 거래를 중단한 뒤 분쟁조정기관에 상담하는 등 손실 확대를 막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거래소는 증권사 역시 과당매매로 인한 수수료 수익이 결국 고객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명심해 직원 내부 교육을 강화하고 과당매매 의심계좌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점검과 제동장치를 마련해 고객 손실 확대를 막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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