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이 국유 은행에만 허용했던 은행업을 민영기업에 개방하는 대대적인 수술을 본격화한다.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위)가 기업 투자로 만들어진 민영은행 5곳에 대해 은행업 시범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은행 설립에 참여하는 기업은 인터넷기업 알리바바(阿里巴巴)와 텅쉰(騰訊)을 비롯해 완샹(萬向)그룹, 푸싱(復星)그룹, 바이예위안(百業源), 준야오(均瑤), 정타이(正泰), 화펑(華峰), 화베이(華北), 상후이(商匯) 등 10곳이다. 기업 10곳이 2곳씩 짝을 지어 5개 민영은행을 만들게 된다.상푸린(尙福林) 은감위 위원장은 기업 소재지에 따라 상하이(上海), 톈진(天津) 등 두 개 도시와 광둥(廣東), 저장(浙江) 등 두 개 성(省)에 민영은행이 설립된다고 밝혔다.민영기업의 투자를 받는 민영은행 설립이 구체적으로 언제 실시될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은감위는 다만 기업들이 은행업을 할 수 있는 준비를 얼마만큼 마무리 하느냐에 따라 시행 시기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새로 설립되는 민영은행은 기존 대형 국유은행들과 같은 잣대로 은감위의 관리·감독 하에 놓일 예정이다. 이들 은행은 대형 국유은행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중소기업 대출에 업무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알리바바의 경우 소액 예금과 대출에 사업 초점을 맞추고 있다.민영은행 설립은 금융시장 개혁을 시도하고 있는 중국 현 정부의 중요한 시행 과제 중 하나다. 중국 은행업은 그동안 국유은행 중심으로 구성된 탓에 그 구조가 폐쇄적이고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또 은행들이 대형 국유기업 중심으로 은행 서비스를 제공해 중소기업과 개인들은 양질의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는 불만이 쌓였다.FT는 은감위가 민영은행 5곳에 대해 은행업 시범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로 결정한 시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말 기업들이 은행업 진출 의향을 밝힌 만큼 은감위의 승인을 받기 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었다. 이에따라 다른 금융개혁 부문들도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취홍빈 HSBC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의 금융개혁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라면서 "수 개월 안에 은행 예금보험제도 도입이 이뤄지고 연 말 안에 금리 자유화 까지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도 이날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자회견에서 1~2년 안에 금리자유화의 최종단계인 예금금리 자유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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