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은 지난 3년 동안 데얀(33ㆍ장쑤 쓘톈) 천하였다. 득점왕 타이틀을 한 번도 내주지 않았다. K리그 30년 사에 유일한 3연속 득점왕이다. 국내 무대를 평정한 그가 중국 슈퍼리그로 떠났다. 철옹성 같던 왕좌가 새 주인을 기다린다. K리그는 8일 개막하지만, 데얀의 빈자리를 메울 만한 외국인 공격수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4년 만의 토종 득점왕이 기대된다. 프로 6년차를 맞은 김신욱(26ㆍ울산)도 도전장을 냈다.김신욱은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다. 2014 브라질월드컵을 앞둔 축구 대표 팀에서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다투고 있다. 경쟁자는 지동원(23ㆍ아우크스부르크), 박주영(29ㆍ왓포드) 등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다. 국내에서 활약하는 공격수 가운데 기량이 가장 뛰어나다는 뜻이다. 앞으로도 김신욱은 월드컵 무대를 밟기 위해 소속팀에서 꾸준히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공격수를 평가하는 기준은 골이다. 월드컵에 대한 열망은 K리그 득점왕 경쟁에도 자극제가 될 것이다. 득점왕을 눈앞에서 놓친 지난 시즌의 실패를 교훈삼아야 한다. 김신욱은 36경기에서 19골을 넣었지만 데얀에게 막판에 역전당했다. 29경기에서 19골을 넣은 데얀은 '경기당 득점'에서 앞서 트로피를 가져갔다. 김신욱은 절치부심했을 것이다. 그는 원래 꾸준한 선수다. 프로 데뷔 첫 해인 2009년을 제외하고 매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했다. 월드컵 출전을 목표로 삼은 지난해부터는 개인 트레이너를 따로 두고 몸을 관리했다. 음식까지 엄격하게 조절하면서 체력과 경기력을 끌어올려 많은 골을 넣을 준비를 했다. 동계전지훈련 기간 동안 발목을 강화하는 훈련도 집중적으로 했다. 큰 키(196㎝)를 이용한 제공권 뿐 아니라 발 기술로도 능력을 입증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출발은 나쁘지 않다. 축구 대표 팀과 울산의 새해 첫 골은 모두 김신욱이 넣었다. 지난 1월 26일 코스타리카와의 친선경기에서 선제 결승골을 넣어 1-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 26일 울산의 시즌 개막전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1차전에서도 팀의 첫 골을 기록했다. 웨스턴시드니(호주)와의 원정 경기에서 0-1로 뒤진 울산은 김신욱의 동점골을 발판삼아 3-1로 역전승했다. 두 골 모두 발로 차 넣었다. 올해는 더 많은 골을 넣을 수도 있다. 하피냐(27)와 고창현(31)을 비롯해 최태욱(33), 백지훈(29) 등 경험 많은 2선 공격수들이 뒤를 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황선홍 포항 감독(46)은 "김신욱의 제공권은 여전히 부담스럽고 보조 공격수들의 컨디션이 좋다"며 경계심을 나타냈다. 이승기(26ㆍ전북) 역시 "김신욱은 골을 넣는 능력뿐만 아니라 장점을 살리는 플레이가 특히 위협적"이라고 했다. 김신욱과 득점왕을 놓고 경쟁할 선수로 이동국(35ㆍ전북)이 첫손에 꼽힌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잠시 주춤했으나 매년 데얀과 1,2위를 다툰 골잡이다. 2009년 이후 5년 만의 득점왕 탈환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실시한 '올해의 득점왕' 예상 팬 투표에서도 총 470표 가운데 168표(36%)를 얻어 144표(31%)를 획득한 김신욱을 제쳤다. 이동국의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김남일(37)과 한교원(24), 마르코스(30), 카이오(27) 등이 지원사격을 준비하고 있다. 최강희 전북 감독(55)은 "이동국이 동계훈련에서 부상 없이 좋은 모습을 보였고, 주위에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며 "가장 유력한 득점왕 후보"라고 평가했다. 최용수 FC서울 감독(41)도 "이동국이 든든한 지원군을 얻었고, 컨디션 관리도 잘해 상당히 유리하다"고 전망했다.김신욱[사진=울산 현대 제공]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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