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사진 CJ E&M 제공]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김동현(33)에게 기회가 왔다. 종합격투기 대회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에 진출한 지 열세 번째 경기. 이기면 정상이 보인다.김동현은 3월 1일 중국 마카오에서 열리는 'UFC 인 마카오'에서 존 해서웨이(27ㆍ영국)와 싸운다. 웰터급(77kg 이하) 랭킹 11위인 김동현은 최근 파울로 티아고(33ㆍ브라질), 시야르 바하두르자다(30ㆍ아프가니스탄), 에릭 실바(30ㆍ브라질)를 차례로 제압하며 3연승을 기록했다. 실바와의 경기에서는 UFC 데뷔 6년 만에 첫 KO승도 따냈다. 해서웨이를 이기면 랭킹 10위 안에 들어간다. 타이틀에 도전할 기회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 ▲럭비 선수 출신 해서웨이 해서웨이는 2012년 9월 30일 존 맥과이어(31ㆍ영국)를 꺾은 이후 경기를 하지 않았다. UFC 밖에서 뛰는 일이 많았다. 실력은 10위권 안팎으로 평가할 수 있을 만큼 강한 선수다. 2009년 UFC에 입성해 8승 1패를 기록했다. 김동현과 함께 기대주로 평가받은 14위의 릭 스토리(30ㆍ미국)를 눕혔을 만큼 실력이 출중하다. 종합격투기 전적은 17승 1패다. 해서웨이는 2006년 종합격투기에 입문, 영국 종합격투기 대회인 '케이지 레이지(Cage Rage)'에서 기초를 닦았다. 주특기는 먼 거리에서 뻗는 펀치와 니킥. 큰 키(188㎝)와 긴 팔(192㎝)을 잘 활용한다. UFC 선수가 된 뒤 그라운드(바닥에서 꺾고 누르고 조르는 격투 방식) 실력도 향상됐다. 럭비선수 출신으로서 체력이 뛰어나 그를 상대하는 선수는 매우 괴롭다.
존 해서웨이[사진=UFC 홈페이지]
그러나 상대를 괴롭힌다는 면에서 김동현을 능가하지는 못한다. 상대를 누른 상태에서 관절을 꺾거나 조이는 기술이 부족하다. 타격 기술도 단순한 편이다. 한 주먹에 상대를 쓰러뜨릴 만큰 주먹이 강하지도 않다. 김동현을 가르치는 '부산 팀매드'의 양성훈(35) 관장은 "강점이 눈에 띄지 않지만 약점도 없는 선수"라고 평했다.▲그가 넘어뜨리면 일어서지 못한다 김동현은 "2라운드 안에 경기를 끝내겠다"고 했다. 그는 해서웨이의 장단점을 잘 안다. 사실 해서웨이는 2010년 10월 17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UFC 120'에서 김동현과 경기할 상대였다. 김동현이 훈련 도중 팔꿈치를 다쳐 경기가 취소됐다. 그때 충분히 관찰해 뒀다. UFC는 3년5개월여 만에 성사된 경기의 승자로 김동현을 예상했다. 공식 홈페이지는 "숨 막히는 그래플러다. 그가 넘어뜨린 상대는 다시 일어나지 못한다"고 김동현의 특징을 소개했다. "넘어뜨리기 정확도가 48.44%에 그친 건 상대를 끊임없이 넘어뜨리려고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런데 해서웨이는 김동현의 주먹을 경계했다. "다들 레슬링을 높게 평가하는데 내가 보기엔 타격이 더 뛰어나다"고 했다. "그 동안 경기에서 레슬링으로 좋은 자세를 선점하고 상대를 압박했는데 내게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넘어뜨린 다음 바닥에 깔고 마구 두들겨 경기를 끝내겠다"고 했다. 멀리서 뻗는 주먹이 장기인 그가 레슬링을 하겠다는 이유는 뭘까. 격투기 해설가 김대환(35) 위원은 "김동현은 키나 팔길이가 해서웨이 못잖다. 그동안 해온 방식으로는 효과가 적다"고 했다.
김동현[사진 UFC 홈페이지]
▲웰터급 정상으로 가는 길김동현은 해서웨이와의 대결이 만족스러울 수 없다. 애초 기대한 상대가 웰터급 랭킹 3위의 로비 라울러(32ㆍ미국)였다. 이번 경기를 이기면 그를 만날 수 있다. 라울러가 아니더라도 4위 로리 맥도날드(24ㆍ캐나다), 5위 제이크 엘렌버거(29ㆍ미국), 7위 제이크 쉴즈(35ㆍ미국) 등을 상대할 수 있다. 자신에게 패배를 안긴 2위 카를로스 콘딧(30ㆍ미국)과 6위 데미안 마이아(37ㆍ브라질)를 만날지도 모른다. 김동현이 다음 경기에서 이들 가운데 한 명을 만나 이기면 웰터급 타이틀 매치를 기대할 수 있다. 김대환 해설위원은 "(김동현의) 실력은 정상급에 근접했으니 보완은 필요없다. 실바를 KO시킨 자신감으로 치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스포츠레저부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