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출퇴근 시간대 서울 시내 도로 공사 못한다

서울시, 최근 박원순 시장 지시로 가이드라인 만들어 시행 중…교통 체증 유발 소지 공사 원칙적 금지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인천에서 서울로 출퇴근 하는 김모(40)씨는 최근 평소 안 막히던 도로 구간이 갑자기 밀리는 바람에 20분이나 지각을 하고 말았다. 알고 보니 공사로 인해 도로 한쪽 차선이 통제되면서 병목 구간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김씨는 "출퇴근 시간에 도로를 막고 공사를 하면 나처럼 피해자가 생긴다는 것을 알 텐데 매번 이런다"며 "일부 외국에선 교통체증이 일어날 만한 출퇴근 시간에는 공사를 안 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도 그렇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시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출퇴근 시간대에 도로를 막아 교통 체증을 유발할 소지가 있는 공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시 도시기반시설본부는 최근 출퇴근시간대 공사로 인한 시민불편 최소화를 위한 개선 방안을 마련해 각 공사 시행 부서 및 산하 공사ㆍ공단에 시달했다고 6일 밝혔다. 지금도 도로법 제45ㆍ99조는 도로의 교통에 지장을 끼치는 행위를 금지하며 위반자에게 벌금 50만원을 부과하도록 돼 있다. 도로교통법도 공사 시간 제한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돼 있고, 서울시 조례도 각종 공사를 할 때 도로 점용을 할 경우 교통 소통 대책 수립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시공사들이 공사 작업 편의를 위해 출퇴근 시간대에도 도료를 점용하는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콘크리트 타설은 새벽 시간대에, 도로 포장 공사는 주로 야간에 시행하고 있긴 하지만, 공사 개시 전 출퇴근 시간대를 이용해 자재 반입ㆍ폐기물 처리ㆍ사토 반출 등의 작업을 벌이는 경우가 많다. 또 기상 악화나 자재 수급 지연 등으로 공기가 늦어질 경우 시행사 측이 공기 단축을 위해 출퇴근 시간대 도로 점용 공사를 하는 경우도 많다. 착공 전 홍보물 부착ㆍ각종 안내표지판 설치 등 교통 소통 대책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보행자나 운전자들의 불편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시는 오전 6~9시, 오후 5~9시 등 출퇴근 시간대에 모든 공사 시행을 원칙적으로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단, 교통 통제가 필요 없는 공사나 점용 허가 구간 내 작업, 긴급 복구 작업은 예외로 뒀다. 이를 위해 시는 현재 진행 중인 공사의 경우 현장 지도를 통해 공사 시간을 조정하도록 하고, 심의 중인 공사에 대해선 공사 금지 조건을 삽입하기로 했다. 제도 정착 때까지 자체 지도 점검반을 운영해 출퇴근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지도 점검을 통해 단속할 예정이며, 신규 계약 공사는 발주 시 계약서에 출퇴근 공사 금지 조건을 명시할 계획이다. 위반할 경우에는 시공사 고발ㆍ감리단 부실 벌점 부과 등 강력히 제재하고, 건설 공사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활용해 실시간 모니터링 및 체증 자료를 확보할 예정이다. 특히 콘크리트 타설, 도로 포장 공사 등 교통 체증 유발이 큰 공사는 휴일이나 야간 등 교통량이 적은 시간대에 자재 반입ㆍ장비 운용 등 모든 공정이 이뤄질 수 있게 시공 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시는 지난해 12월 박원순 시장의 "출퇴근 시간에는 공사를 피하든가 공사 기간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종합적인 가이드 라인을 마련하라"는 지시에 따라 이 같은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광세 시 도시기반시설본부 시설국장은 "교통량이 많은 출퇴근 시간에 벌어지는 도로 점용 공사로 인해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공사가 늦어지더라도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출퇴근 시간 공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조치이며, 철저한 지도 점검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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