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중국 섬유업계가 베트남에 대한 직접투자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최근 보도했다. 중국 섬유업계는 베트남 봉제업체들이 이미 미국을 주요 수출시장으로 삼고 있으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하는 점을 매력적으로 여긴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설명했다. TPP가 체결되면 미국은 베트남에서 만들어진 섬유제품에 관세를 매기지 않게 된다. 베트남은 현재 지난해 기준 약 180억달러 어치의 봉제제품을 생산해 이 중 절반을 미국에 수출했다.
베트남 하노이의 섬유 원단 판매업체. 사진=블룸버그
지난해 베트남에 진출한 중국 텍스홍섬유그룹의 홍톈주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수입관세가 제거되면 베트남 공장 생산능력을 더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TPP에 따라 미국의 수입관세를 면제받으려면 베트남 원산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즉, 옷감에 쓰인 원사가 베트남에서 방적돼야 한다. 텍스홍은 지난해 7월 3억달러를 투자해 중국과 베트남 국경지대 도시 밍카이에 대규모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35만㎡ 부지에 6개 공장건물을 지어 방적에서 염색, 봉제까지 의류제조의 모든 공정이 처리되도록 할 계획이다. 텍스홍은 둘째 단계 투자를 올해 하반기에 완료해 섬유 생산능력을 11만t으로 확충하기로 했다. 텍스홍이 지난해 개최한 투자진흥세미나에는 약 50개 중국 홍콩 기업이 참여해 관심을 나타냈다. 홍콩 봉재업체 TAL그룹은 스리랑카 회사와 함께 진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다른 홍콩 회사는 1억달러를 투자해 청바지 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중국의 승인 기준 베트남 직접투자는 22억7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7.1배 증가했다. 지난해 중국의 베트남 직접투자는 한국과 싱가포르보다는 적지만 일본보다는 많은 규모다.베트남이 중국의 투자 러시를 바라보는 시선은 복합적이다. 중국의 투자로 베트남 섬유산업은 앞선 생산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난달 현지 언론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은 외국인투자를 양날의 칼로 받아들인다. 중국 투자 증가는 반가워도 이로 인해 베트남의 기존 봉제업체와 관련 산업이 경쟁에서 도태될 우려가 높다는 분석이다. 베트남은 또 중국에 대한 원자재 의존도가 높아지는 점도 걱정한다. 지금도 베트남 섬유업체는 중국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원사와 섬유 등 원부자재의 약 50%를 중국에서 수입한다. 다른 산업도 원자재를 중국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베트남의 대(對)중국 무역적자는 지난해 237억달러로 사상 최대 폭을 기록했다. 베트남은 중국과 경제 교류가 활발하지만 정치적인 관계는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남중국해 조업 규제를 강화했고 베트남을 비롯한 이웃 국가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2월17일은 중국이 베트남을 침공해 전쟁이 발발한 지 35주년이 되는 날이다. 베트남의 중국 규탄 시위가 거세게 일어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예상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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