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호남 반드시 사수하겠다'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설연휴 기간 동안 ‘국민들께 세배 드립니다’를 통해 호남권 및 충청권 등의 지지기반 다지기에 나섰다. 당초 김 대표는 충청, 호남과 함께 경남 남해 등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민주당이 28일 기자들에게 배포한 일정표에 따르면 서울-충북-광주·전남-전북-충남-대전-서울을 방문할 계획으로 변경되어 있었다. 김 대표의 일정이 호남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다. 김 대표가 ‘국민들께 세배 드립니다’라는 이름을 내걸고 버스투어를 나섬에도 불구하고 호남에 상당기간을 머무르는 것은 김 대표가 호남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를 역으로 보여준다.

민주당 홈페이지 제공

김 대표의 호남 공들이기는 설귀성 인사에서도 확인된다. 김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는 29일 오전 종래의 인사장소였던 서울역 대신 용산역에서 인사를 했다. 호남선이 출발하는 용산역에서 인사를 나누기로 했다는 것은 김 대표와 민주당이 그동안 기반이 되어왔던 호남지역 수성전략을 눈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김 대표는 귀성객들에게 인사를 마친 뒤 충북으로 이동해 충북 청주 가경동 시장을 방문한 뒤, 충북 지역 언론인과 만난 후 전투비행단을 방문을 한 뒤 광주로 이동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지역 여성과의 만찬 간담회를 가진 뒤 김한길-최명길의 토크콘서트를 가졌다.30일 김 대표는 남광주시장을 방문한 데 이어 광주지역 주요 인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설 연휴 근무자들을 만난 뒤 양로원을 찾을 계획이다. 설날인 31일에는 여수 향일암에서 해맞이 행사를 가진 뒤 광양 최고령자댁에 방문해 새배를 할 계획이다. 이후 광양공단을 망문해 설날에도 일하는 근무자들과 만난 뒤 담양을 들러 전북으로 옮겨 전북지역 주요 인사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다음날인 2월1일에는 김 대표는 AI가 최초 발생한 전북 지역의 방역 현장을 방문해 방역당국자들과 조찬을 한 뒤 전북 지역 인사들과 만난 뒤 충남으로 이동해 설 연휴 근무자들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이후 충남 주요 인사들과 만난 김 대표는 2일 아침에 대전 현충원을 방문한 뒤 상경해 기자간담회를 통해 설날 투어를 돌아본 느낌과 생각들을 나눌 계획이다.김 대표의 이같은 호남행의 가장 큰 배경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창당 예정인 가칭 새정치신당이 호남권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기본으로 가져왔던 호남권 광역자치단체 등이 안 의원의 신당으로부터 위협 받게 됨에 따라 '안방'을 틀어막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으로서는 호남 방어가 급선무이기 때문이다.실제 김 대표는 광주 토크콘서트에서 안 의원의 신당과 관련해 "정치혁신 새정치를 놓고 보면 분명 또 경쟁관계 있다"며 "민주당이 그 경쟁에서 반드시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무엇이든 감수하겠다는 다짐 드린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선의의 경쟁이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에 지방선거 승리를 안겨주는 일이 되서 새정치가 아니라 구태정치를 더 공고하게 만드는 일은 용납할 수 없다는 생각 갖고 있다"고 언급해 야권분열로 인한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로 승리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호남에서 요구하는 변화에 망설이지 않겠다"며 "고통이 있더라도 기꺼이 감수하면서 호남의 요구에 몸을 던지겠다는 결기와 각오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김 대표의 이번 계획은 호남, 충청권 공략이라는 특성 외에도 2가지 특성을 갖고 있다. 김 대표는 이번 정국 타개 또는 당내 지지기반을 다질 때 스스로를 힘들게 함으로써 자기 희생하며 '선당후사'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거리'로 향했다. 국정원 국정조사가 교착을 빚었을 때 김 대표는 서울 광장에 천막당사를 세우고 노숙을 벌여가며 장외투쟁을 벌였다. 지난 대선에서의 국정원을 비롯한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진상규명을 요구했던 민주당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국회로 돌아올 때도 김 대표는 광장을 지켜 국회와 광장의 균형을 지키겠다고 공언했다. 또한 이후 민주당이 광장에서 철수를 할 때에도 김 대표는 "민주주의와 민생살리기 전국 순회일정"을 다녔었다. 또 다른 특징 가운데 하나는 김 대표의 비장의 카드인 최명길씨와 함께 했다는 점이다. 김 대표의 국회의원 선거, 당대표 선거 등에서 지지자 결집 등에 큰 역할을 해왔던 최씨가 이번 설 민생 투어에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참여한 것이다. 최씨는 앞서 김 대표의 설 인사 동영상 제작과정에도 함께 했다. 대중적 지지도가 떨어지는 김 대표의 약점을 최 씨가 보완해줄 뿐만 아니라 민생 투어의 흥행도 높일 수 있는 이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