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신흥국 금융 불안으로 중국 부동산 기업들의 자금줄에도 불똥이 튀었다. 투자자들 사이에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강하게 형성되면서 대부분 낮은 신용등급을 부여 받고 있는 중국 부동산기업들이 채권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가 힘들어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금융 정보제공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3주간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정크본드(투자부적격등급 채권) 발행 건 수 12건 가운데 11건이 중국 부동산기업들로부터 나왔다. 지난해 정크본드 시장이 인기몰이를 했던 상황을 떠올리고 올 초부터 중국 부동산기업들이 일찌감치 채권 발행에 나섰기 때문이다.중국 부동산기업들은 정크본드 발행으로 45억5000만달러어치를 조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정크본드 시장에서 58억7000만달러를 조달한 것에 못 미쳤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정크본드 총 발행 규모는 47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40%나 줄었다.지난해까지만 해도 고위험-고수익 투자처를 찾던 투자자들은 정크본드 시장에 주목했다. 그러나 올 초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라 신흥국의 주식시장과 통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신흥국 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높아졌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투자자들이 정크본드 보유량을 줄이면서 정크본드 가격은 곤두박질치고 있다.중국의 대형 부동산기업인 KWG의 5년 물 정크본드 가격은 연 초 발행가 보다 약 2% 가량 하락했고, 중소 부동산기업인 CIFI홀딩스는 채권 발행 이틀 만에 가격이 5%나 추락했다.미즈호증권의 마크 리드 애널리스트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문제가 되고 있는 다른 신흥국들과는 달리 환율 변동성이 적고 정정불안도 심각하지 않지만, 이러한 현상은 아시아 채권 시장도 신흥국의 금융시장 불안으로부터 비켜 갈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중국의 1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제조업경기 위축과 확장을 가르는 기준점 50을 밑돌고, 신탁상품 부실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도 채권 시장에서 중국 투자 기피 현상을 야기해 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미국 투자은행들은 투자자들에게 중국 정크본드에 대한 투자를 신중하게 하고 높은 신용등급을 가진 채권에 투자할 것을 권하고 있다. 아시아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인 홍콩 밸류 파트너스도 최근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와 부동산 기업들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고려해 정크본드 투자에서 손을 뗐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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