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시장이 활력을 회복하는 것이 한국거래소가 해결해나가야 할 최우선 과제다. 시간외·정규거래 시간 연장 등 거래제도 개편을 추진하겠다."최경수 거래소 이사장(사진)은 9일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열린 취임 100일 맞이 기자간담회에서 '창조금융과 시장혁신을 선도하는 글로벌 빅7 거래소'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선언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오는 2020년까지 거래소가 추진해야 할 '선진화 전략'을 발표했다. 선진화 전략의 전면에는 '자본시장의 거래 활성화'를 내세웠다.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이 3조원대로 추락하는 등 지속된 거래부진으로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고, 금융투자업계에도 국제통화기금(IMF) 시대 이후 최악의 불황이 불어 닥친 위기 상황이라고 판단해서다. 다음은 질의응답.▲실질적인 시장 활성화를 이끌어낼 방안은.-시장 활성화는 가격(지수) 측면과 거래량(유동성) 측면으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 가격 측면은 국내 경제 운영의 전반과 국내외 동향이 종합적으로 반영된다. 따라서 가격 문제에 개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유동성을 많이 공급할 수 있도록 시간외거래 시간 연장, 주가 폭 세분화, 단주허용 등 매매제도 전반을 고치고 회원사 주문 서버를 거래소 IT 센터 내에 설치하는 코로케이션을 도입하는 등 제도적 노력을 이어갈 생각이다. 이를 통해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유동성을 국내로 유입시키는 등 거래 활성화를 추진하겠다. ▲정규·시간외시장 거래시간 연장 방안은 언제쯤 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지. 이것이 개인투자자 이탈 등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될 것이라고 보나.-시간외시장은 현재 장이 끝나면 오후 3시30분까지 종가로 거래 중이다. 이를 4시까지 연장을 하는 방식 생각하고 있다. 현재 종가로 거래되는 것도 가격 변동 폭을 3~5% 주는 방안 검토 중이다. 준 정규시장 같이 기능하도록 할 생각이다. 가격에 폭을 주기 때문에 거래는 늘어날 것으로 본다. 오는 3월3일 가동 예정인 신매매시스템 '엑스추어 플러스'의 안정화 추이를 봐서 빠르면 상반기, 늦으면 하반기에 도입할 예정이다. 오후 4~6시 단일가매매 제도도 30분마다 하는 걸 5~10분 만에 하는 걸로 개선할 생각이다.정규시장 거래시간 연장은 금융투자업계 근로조건과 연관된 문제이므로 업계와 충분한 협의를 해야한다. 업계의 찬반 의견이 있기 때문에 시간을 가지고 충분한 논의를 거치겠다. 개인투자자 이탈과 관련해서 이번에 신경 쓴 부분은 전 종목 단주거래 허용을 말씀드리고 싶다. 2006년 5만원 이상인 주식의 단주거래를 허용하면서 효과를 본 바 있다. ▲IPO를 위한 공공기관 지정해제가 올해 이뤄질 것으로 보나.-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위해 최선을 다해 정부와 최대한 협의해나가겠다. 방만경영 문제 등은 선제적으로 해결해 공공기관의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IPO도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겠다. 이번에 신설하는 미래전략부에서 선진거래소로 가기 위한 미래 전략을 구상한다. 거래소가 글로벌 거래소와 비교해서 부족한 점은 최대한 빨리 따라가 '글로벌 빅7' 거래소로 도약하겠다. 코로케이션은 글로벌 거래소들이 대부분 하고 있는 제도다. 이런 점들 빨리 추진하겠다는 것. 직원 연수 역시 해외 선진거래소로의 파견 형태로 돌려 글로벌 관점에서 부진한 부분을 빨리 보완해나갈 것이다. IPO역시 글로벌 거래소 관점이므로 미래전략부에서 이런 모든 사항들을 검토할 것이다.▲증권거래세 감면, 파생거래세 유보 등 세금 관련 문제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정규시장 거래시간 연장은 아직 업계와 논의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화두를 던지는 것은 성급한 게 아닌지.-증권거래세 감면은 전체를 감면해달라는 것이 아니다. 유동성공급자(LP)의 시장조성거래와 현·선물 차익거래에 대한 증권거래세 부분에 대한 감면을 얘기하는 것이다. 우정사업본부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차익거래에 증권거래세가 부과되면서 차익거래가 99% 급감했다. 이는 결국 증권거래세 수입 급감으로 연결된다. 정규시장 거래시간 연장은 글로벌 관점에서 화두 던진 것이다. 해외거래소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이미 거래시간을 연장했거나 연장 추세에 있다. 유럽은 8시간30분 수준이다. 현재 국내증시에 워낙 거래량이 부족한 상황이라 업계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얘기해본 결과 아직은 찬성도 있고 반대도 있다. 가능한 한 이사장 재임기간 내에, 이번 정부 내에, 늦어도 2020년까지, 언젠가는 글로벌 관점에서 개선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관점에서 얘기하는 것이다. 국내시장도 검토할 시기라고 봐서 정부 쪽에는 얘기를 해놓은 상태다. 업계와는 긴밀하게 논의해보겠다. 노사 협의를 거쳐야 할 사항이다. ▲코스닥 상장요건 완화, 미래 성장성으로 상장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인가. -현재 코스닥 상장 요건이 까다로운 편이다. 매출, 이익, 자본금 등 요건이 여러가지인데 성장성을 보겠다는 것은 이익이 좀 안나더라도, 기술주의 경우 기술을 평가했을 때 유망하고 성장성이 있으면 상장시키겠다는 것. 코스닥 시장은 앞으로 기술주 중심의 시장으로 육성해나가겠다. 당장은 이익이 안나더라도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있다면 그 특성에 따라 상장 진입요건 완화해나가겠다. 코넥스 시장은 지난해 7월1일 개장 당시 21개 기업이 상장돼 있었는데 연말 45개로 상장 기업 수가 늘었다. 시가총액도 1조원에 근접했다. 올해 연말 코넥스 활성화 위해 공급 측면에서 상장기업 수를 대폭 늘릴 것이다. 상장이 된다고 해도 물량이 안나오기 때문에 대주주 지분요건 같은 제도를 개선해 거래를 활성화시키겠다. 올 상반기 내에 현재 내부적으로는 산출되고 있는 코넥스 주가지수를 발표할 것이다. 현재 제한적인 수요를 다양화시킬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자본시장 해외 수출 확대는 부진한 라오스·캄보디아 등 기존 진출 상황과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해외시장 진출은 현지 경제성장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봐야할 문제다. 라오스·캄보디아 진출이 발판이 돼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으로도 각종 시스템이 수출되고 있는 것이다. 라오스·캄보디아 역시 부동산 가격이 올라 투자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은 아니다. 외교적인 면에서 의미가 있었고 장기투자로 생각하고 해 나가야 할 것이다. ▲거래소 복리후생비 감축 규모는 어떻게 되나.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이미 제시돼 있고, 오는 30일까지 개선안을 제출하게 돼 있다. 노사간 충분한 협의를 하겠다. 현재 거래소 수익 구조는 매매수수료 75%, 기타수익 25%로 돼 있는데 선진국형으로 다각화 해야한다고 본다. 매매수수료는 75%에서 50% 이내로 줄이고 정보화 사업, 지수사업 등을 수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수익전략을 강화해나가겠다. 공익성은 30% 정도로 줄이고, 기업성을 70% 수준으로 늘리기 위해 각 조직 내에 마케팅팀을 만들어 수익구조를 다변화해 나가겠다.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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