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평야 종단 라운드에 수중라운드 등 골프광(狂)의 '기상천외한 도전'
김세영씨가 호남평야 종단기에 도전하면서 샷을 하는 장면.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지난 2월 한 아마추어골퍼가 '호남평야 종단 라운드'를 펼쳐 화제가 됐다.바로 본지에서 골프담당기자로 활약했던 김세영씨(40)다. 3년 전 결혼과 동시에 귀농해 고향인 전북 정읍에서 오디농사를 짓고 있다. 당시 김씨의 색다른 도전은 군산에서 출발해 김제와 부안을 거쳐 정읍에 이르는 호남평야 50km, 실제 라운드 거리 역시 25km라는 점이 이채다. 그야말로 최장홀이다. '골프광(狂)'의 도전은 지구촌 골프계에도 즐비하다. 프리즈의 6개 대륙 라운드, 대니얼의 프리츠의 1만1001개 홀 플레이, 수중라운드도 있다.▲ 25km짜리 페어웨이= 2박3일의 여정이 필요했다. 김씨는 25km에 달하는 코스를 한 홀로 간주하고 종착지인 집 앞 논바닥에 그린을 조성했다. 농업용 보온덮개를 깐 뒤 중간에 구멍을 뚫어 홀을 만들었고, 대나무를 자른 핀을 꽂았다. 제멋대로 정한 기준 타수는 178타, 34개의 로스트볼이 나오면서 최종 성적은 103오버파 281타를 기록했다.도보로 이동하며 라운드를 하는 동안 친구가 트럭에 취사도구와 식음료 등을 싣고 다니며 지원했다. 김씨는 "바람을 등지기 위해 군산에서 정읍으로 가는 코스를 선택했다"며 "동진강과 만경강 등 크고 작은 강과 하천, 그리고 도로 등을 건너느라 50km 거리가 반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티 샷은 벼를 베고 남은 그루터기에 공을 올려놓고 시작했다. 보리를 심은 논에서는 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휴대용 매트에서 공을 쳤고, 주로 5, 7, 9번 아이언을 사용했다. 영하 10도의 한파 때문에 수차례 모닥불을 피워 몸을 녹여야 하는 강행군이 이어졌다. 김씨는 "내년에는 친구와 함께 동반라운드를 하겠다"고 했다.
2008년 중국 푸저우에서 세계 최초로 시연된 수중라운드 장면. 사진=골프매거진 제공
▲ 비행기로 이동하면서= 골프매거진은 하인리히 뒤 프리즈(남아공)라는 골퍼가 2007년 5월22일부터 27일 사이에 남극을 제외한 6개 대륙에서 모두 라운드를 완성하는 진기록을 수립했다고 보도했다. 물론 비행기를 타고 다녔고, 총 소요시간은 119시간 48분이었다. 양으로는 지미 대니얼(미국)이 최고다. 2011년 197일 연속 라운드와 함께 612라운드, 홀로 환산하면 무려 1만1001홀을 플레이했다. 하루 평균 3라운드다. 가족력인 심장병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시작했다. 집 근처 20개 골프장에서 하루 14시간씩 4라운드를 하다가 기량이 향상되면서 10시간30분으로 단축했다. 1년 동안 골프화가 6켤레, 장갑은 65켤레나 된다.'골프광(狂)'의 열정은 수중라운드로 이어진다. 2007년 중국 푸저우에서는 5명의 스쿠버다이버가 15m 깊이의 수조에서 세계 최초의 수중라운드를 즐겼다. 이들은 "부력 때문에 안정된 자세를 유지하기가 힘들었다"며 "물고기와 사람들이 라운드를 산만하게 했다"는 소감까지 곁들였다. ▲ 골프미치광이 열전= 봅 페이건(미국)은 2003년 '골프 미치광이 슬램(Golf Nut Slam)'을 달성했다. 미국에서는 금기시 되는 부활절 주일과 어버이날, 추수감사절, 성탄절, 배우자의 생일에 골프를 쳤다. 친누이 3명을 모두 공으로 맞힌 적이 있고, 섭씨 45도가 넘는 7월의 팜스프링스사막에서 하루 동안 서로 다른 6곳의 골프장에서 라운드하는 기행도 곁들였다. '수집광'으로도 유명하다. 골프서적만 2800여권, 골프연필 1200종, 골프모자는 300개가 넘는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절친 마이클 조던(미국)도 빼놓을 수 없다. 1988-1989시즌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소속팀인 시카고 불스를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끈 뒤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지만 시상식에 불참하고 예약된 파인허스트골프장으로 달려가 36홀 플레이를 즐겨 구설수에 올랐다. 페라리 승용차 번호판에 아예 '예약된 골프 미치광이'라고 적혀 있다고 한다.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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