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는 언제 시작될까.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언급이 될까. 시장을 괴롭혔던 테이퍼링 안개는 18일(현지시각) FOMC 회의 결과 발표와 함께 어느 쪽으로든 일단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은 12월 테이퍼링은 없을 것이라는 쪽으로 기운 상태다. 내년 1~3월 중 실시될 것으로 보이는 테이퍼링 역시 100억달러 규모의 낮은 강도로 실시돼 경기순응적인 모습을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FOMC 이후 경기 민감주를 중심으로 증시 전반에 양호한 흐름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전문가들은 특히 조선, 화학, 은행 등에 대한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병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FOMC와 관련된 시나리오는 세 가지다. 최근 FOMC와 마찬가지로 양적완화 축소와 관련해 기존과 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경기 판단과 기준금리 결정 등 일상적인 결론만 도출하는 경우, 양적완화 축소 시점이 임박했음을 직접적으로 시사하고 향후 일정이나 충격을 제한하기 위해 고려하고 있는 방안 등을 제시하는 경우, 시장이 우려하고 있는 12월 조기 양적완화 축소 실시를 발표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과거 양적완화 종료 시점의 경우를 보면 변동성지수(VIX)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등 증시의 민감한 반응이 나타났다. 현재는 양적완화 종료가 아니라 양적완화 속도의 변화가 나타나는 구간이다. 컨센서스는 내년 10월이 돼야 양적완화가 종료될 것으로 형성돼 있다. 과거 양적완화 종료 시점의 변동성 확대를 우려 한다면 현재가 아닌 내년 10월에 해야 할 것이다.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연방준비제도의 정책을 조합해 보면 크게 네가지 구간으로 구분할 수 있다. 현재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강화되고 연준의 양적완화도 지속되는 구간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 경우 경기 민감주를 중심으로 증시 전반에 양호한 흐름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경험적으로 보면 현재와 같은 국면에서 IT 섹터의 수익률이 가장 좋게 나타났다. 미국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강한 상황에서 IT 섹터가 양호한 퍼포먼스를 보였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IT섹터에 대한 외국인 수급은 여전히 양호하게 형성되고 있다.◆오승훈 대신증권 스트래티지스트= 5~6월 충격 이후 테이퍼링은 예고된 고정변수 그 이상이 아니었다. 주가 흐름을 결정한 변수는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테이퍼링과 경기간의 힘의 균형, 특히 경기변수에 따라 리스크 정도가 결정됐다.테이퍼링에 대한 언급에 따라 시장이 출렁였지만 연준의 메시지는 명료하다. 경기순응적 테이퍼링에 대한 의지를 지속적으로 천명하고 있다. 그래서 테이퍼링과 관련된 판단은 경기순응적 통화정책이 유지되는지를 보면 된다. 테이퍼링을 실시하지 않거나, 100억달러 규모의 낮은 강도의 테이퍼링 실시 모두 경기순응적 스탠스에 포함된다. 200억달러 이상의 테이퍼링이 개시되면 큰 충격이 나타날 수 있지만 가능성은 낮다. 우리는 경기순응적 테이퍼링을 기본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있다. 12월 테이퍼링은 없을 것이다. 내년 3월 낮은 강도의 테이퍼링을 예상하고 있다.18일 FOMC 결정 이후 '리스크 온' 시그널은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미 경기모멘텀(경제서프라이즈 지수)은 2개월만에 상승 반전됐다. 경기회복을 반영하며 상승하고 있는 미국 금리도 완만한 상승기조가 지속 될 전망이다. 달러는 자산수요를 반영하여 약세 기조가 유지 될 것으로 예상한다.5~6월 테이퍼링 충격 이후 한국 증시는 신흥국 대비 위험이 낮고 상대적인 가격 매력이 높은 중위험 중수익 국가로 부각된 바 있다. 한국증시의 방향은 테이퍼링보다 경기에 의해 더 큰 영향을 받아 왔다. 앞으로도 경기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증시가 상대적으로 강했던 7~9월, '리스크 온'의 조합은 경기모멘텀 상승, 달러약세, 금리의 완만한 상승이었다. 지금도 '리스크 온' 시그널이 깜박거리고 있다. 엔 약세, 유럽 경제지표의 엇갈린 신호가 마찰음을 주고 있지만 한국 증시의 방향을 좌우하는 경기는 2개월의 모멘텀 둔화를 마무리하고 상승의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의 힘이 강화될수록 마찰적 조정을 극복하며 주가 상승이 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FOMC 결과에 의한 변동성을 주식 비중 확대의 좋은 기회로 활용하자. 경기모멘텀 상승, 달러약세를 반영하여 경기민감주, 특히 조선, 화학, 은행에 대한 비중확대 전략이 필요하다.◆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12월에는 계절적으로 대차잔고가 급감한다. 배당락과 주주명부 폐쇄를 앞두고 대차상환이 활발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대차잔고는 12월에 급감한 후 1월에는 이전 수준을 회복한다. 12월에 대차 상환이 활발한 이유는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배당금 수취, 대차 비용 정산 등 복잡한 이슈들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연말에 회수했다가(갚았다가) 다시 빌려 주는(빌리는) 편이 빌려 준 사람과 빌린 사람 모두에게 편하다. 또한 국내 상장기업 대부분이 12월 결산이라는 점도 이유가 될 수 있다.이 같은 대차 상환은 12월 중에서도 월 중순 이후에 활발하게 일어난다. 대차잔고 감소는 12월 내내 이어지지만 월 중순 이후 기울기가 가팔라진다. 대차잔고 급감의 전략적 활용을 고민할 때다.종목 선정에 앞서 2010년 이후 데이터가 존재하는 시가총액 상위 150종목(관리종목제외)을 대상으로 월 중순 시가총액 대비 대차잔고 비율과 직전 1개월 수익률을 조건으로 설정해 배당락 전일까지 수익률을 계산했다. 대차잔고 비율(16일 기준)이 높고 최근 1개월 수익률(17일 기준)이 부진했던 종목으로 OCI, 두산중공업, 금호석유, 한화케미칼, 삼성엔지니어링, 두산인프라코어, 현대산업, GS건설, 넥센타이어, 한진해운 등이 있다.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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