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동안 종로구가 추진한 도시비우기 사업은 비우기 2146건, 줄이기 53건, 정비 5439건으로 총 7638건에 달해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30여 종 150만 개 다양한 시설물이 점유하고 있는 서울의 거리, 그 중에서도 도심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는 종로. 복잡한 시설물들이 도시미관을 저해하고 있고 시민들의 불편을 야기하고 있어 종로구는 올해 도시경관 개선 사업의 키워드를 ‘도시비우기’로 잡았다. 종로구(구청장 김영종)는 도시비우기 사업 일환으로 군부대와 협력, 19일부터 31일까지 청운효자동, 삼청동 일대에 흉물로 남아 도시미관을 저해하고 있는 ‘연막탄지주 철거작업’을 실시한다.연막탄지주란 1960년대 무장공비 침투사건 이후 청와대 방호와 특정지역 내 군사작전 수행 등 목적으로 설치된 군사시설물이다.연막탄은 폭발하면 짙은 연기를 내뿜도록 돼 있는 폭탄을 말한다. 이 지주는 주간에는 연막탄 발사대 지주로, 야간에는 조명탄 발사대 지주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가로등으로 사용되기도 했으나 현재는 아무런 용도 없이 장기간 방치된 상태로 주변의 거리와는 어울리지 않는 흉물로 남아 있다.
종로 주요 거리 시설물 관리기관 표지
종로구는 철거작업을 위해 올 3월부터 현장 조사에 착수, 대상 지주를 68개로 확정, 군부대, 통신사업자, 유선방송 관계자 등 유관기관과 3회에 걸쳐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검토 결과 철거 가능한 55개 지주는 철거를, 철거 불가능한 나머지 지주는 상단을 절단해 도시미관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통신선 지주 등으로 재활용하기로 했다.이번 철거작업시에는 무분별하게 지주에 설치돼 있는 보안등, 교통표지판, 공중선 등도 함께 정비할 계획이다. 종로구가 여유롭고 조화로운 도심공간을 만들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도시비우기 사업’은 유사시설 통·폐합, 불필요한 시설의 철거, 미관저해 시설물의 정비를 내용으로 진행되고 있다.사업 대상은 신호등 전신주 통신주 등 각종 지주와 안내표지판 교통표지판 보도블록 간판 우체통 소화전 노점 가판대 공중선 정비 등 보도상에 설치돼 있는 모든 종류의 시설물이다. 올 한 해 동안 종로구가 추진한 도시비우기 사업 실적은 ▲비우기(철거) 2146건 ▲줄이기(통합) 53건 ▲정비 5439건으로 총 7638건에 이른다. 각종 지주시설물 통합설치로 보행공간 확대, 도시경관 개선 효과와 더불어 약 40~50% 감소된 지주로 인해 설치비와 유지관리비가 크게 줄어드는 등 예산절감에도 한몫하고 있다.시설물의 종류가 많은 만큼 설치나 관리기관도 제각각이기에 도시비우기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는 유관기관과의 협력이 절실했다. 일부 유관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적극적으로 노력한 결과 ▲도로사업소(신호등주) ▲소방서(소화전) ▲한국통신(공중전화와 지주) ▲경찰서(교통지주) ▲군부대(초소와 벙커 등) ▲우체국(우체통)과 협력, 총 47건의 시설물 통합이나 매설, 철거작업을 완료할 수 있었다.특히 부암동 창의문 앞 삼거리의 경우 8개의 유관기관이 실무협의회와 현장 합동조사를 거쳐 보행에 불편하고 운전자 시야를 가리는 우체통 공중전화부스 신호등 가로등 철거와 통합으로 무려 72% 시설물을 감축하는 등 보행환경이 크게 개선됐다.김영종 종로구청장은“도시비우기 사업으로 그동안 각종 시설물로 가려졌던 아름다운 종로의 얼굴을 되찾고 있다”며“앞으로도 도시를 채우기보다는 지속적으로 비우는 것에 노력해 살기 좋은 동네, 사람이 행복한 건강도시 종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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