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중국 금융당국이 은행간 대출에 대해 새로운 한도를 설정할 예정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FT는 새로운 한도 규제책이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지만 현재 은행권에는 유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규제책은 은행 대차대표조표에 기록되지 않는 부외 대출 규모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문서 번호 9(document no. 9)'로 명명된 새로운 은행간 거래 규제 초안에 따르면 중국 은행감독위원회(은감위)는 은행간 거래에 대해 3가지의 까다로운 규제 한도를 적용할 방침이다. 첫째, 단일 금융업체에 대한 대출 규모는 대출을 해 주는 은행 순자본의 100% 이내로 제한할 계획이다. 둘째 은행이 아닌 금융업체에 대한 대출 규모는 은행 순자본의 25% 이내로 제한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모든 금융업체에 대한 대출 규모는 은행 전체 예금의 50%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은감위는 그 외에도 은행간 거래에서 발생하는 채권의 듀레이션 기한을 1년을 넘지 않도록 하고 채권의 만기 연장을 할 수 없도록 규제할 계획이다. 아울러 은행간 거래의 부실에 대비해 더 많은 자본을 쌓도록 요구할 계획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현재 검토되고 있는 새로운 조치에서도 은행들이 부외 거래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며 따라서 은행간 대출이 중단되는 것이 아니라 증가 속도를 떨어뜨리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장 관계자는 "현재 제안된 조치들도 효과적이지 못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은감위가 더 많은 것을 할 수도 있다"며 "추후 더 많은 규제 방안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감위는 초안과 관련해 이번 새로운 방안의 취지는 상업은행과 금융업체간 금융 거래를 표준화하고 건전한 은행간 금융거래를 장려하는데 있다고 밝혔다. 씨티그룹 분석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은행 장부 상에 기록된 은행간 거래 자산은 140% 증가했다. 특히 상위 은행보다는 중위급 은행에서 은행간 거래 자산이 크게 늘었다. 번스타인 리서치에 따르면 중위급 은행간 거래 자산은 2008년 이후 3배 이상 늘었고 전체 중위급 은행 자산에서 21%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확대됐다. 은행간 거래가 늘어나는 이유는 당국의 다양한 규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은행을 통해 기업 대출을 실행하면 이를 은행간 거래로 장부에 기록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자본을 덜 지출한 것으로 표시할 수도 있고 예대 비율의 적용도 받지 않을 수 있다. 피치는 중국의 전체 대출 규모가 올해 말에는 국내총생산(GDP)의 218%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피치 분석에 따르면 2008년만 해도 대출 규모는 GDP의 130% 수준이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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