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애플 '아이패드'나 구글 '넥서스7' 평평한 형태의 태블릿을 쓰다 보면 불편한 점을 느낄 때가 있다. 영화나 유튜브 동영상을 감상할 때 책상 위에 기울여 세워 두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별도 판매하는 태블릿용 커버를 사용하면 윗면을 접어 스탠드로 만들 수 있지만, 각도 조절이 어렵다. 레노버의 '요가(YOGA) 태블릿'은 평평한 모양 일색인 기존의 태블릿에 비해 좀 다른 형태다. 화면의 가로 하단에 긴 원통형의 손잡이 부분을 만들고, 여기에 각도 조절이 가능한 스탠드를 장착했다. 고정관념을 깬 이 디자인은 생각보다 많은 이점을 제공한다. 18일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하는 레노버의 요가 태블릿 8인치형을 미리 사용해 봤다.
요가 태블릿의 가장 큰 특징은 사용성이다. 손잡이 부분의 스탠드를 변형해 홀드(손잡이)·스탠드(세우기)·틸트(눕히기)의 3단계 멀티모드로 쓸 수 있다. 단순히 접이식 스탠드만 붙인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직접 써 보니 노트북처럼 각도를 마음껏 조절할 수 있는 점이 꽤 유용했다.불룩 튀어나온 손잡이는 세로로 세워 쥐기 편했다. 무게가 8인치형 기준 405g으로 가벼워 손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였다. 또 이 공간은 600mAh배터리가 수납돼 최대 18시간을 쓸 수 있다(10인치형은 9000mAh). 대기전력 소모도 크지 않았다. 100% 완충한 다음 대기 상태에서 약 18시간을 동안 놔 둔 뒤 다시 화면을 켜 배터리 잔량을 확인해 보니 97%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와이파이 상태에서 15분 정도 유튜브 동영상을 구동한 뒤에는 3% 정도가 소모됐다.스탠드는 접힌 상태에서 펼 때 뻑뻑해 어느 정도 힘을 줘야 한다. 대신 어느 각도로 놔도 튼튼하게 고정할 수 있다. 스탠드를 완전히 젖히면 안쪽에는 마이크로SD카드를 끼울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마이크로유심(SIM)을 장착할 수 있는 공간은 막혀 있다. 국내 발매형은 와이파이(Wifi) 지원 모델이기 때문이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4.2 '젤리빈'이다. CPU는 미디어텍의 MTK8125 1.2GHz 쿼드코어를 탑재했다. 별도의 물리 홈버튼이 없는 '소프트키' 방식이다. 기본 애플리케이션은 구글 안드로이드용 기본 앱 위주이며 스카이프, 요가태블릿 매뉴얼, 음향기능을 조정할 수 있는 돌비디지털플러스 앱이 추가돼 있다. 전원 버튼은 왼쪽 손잡이 쪽에 달려 있고, 반대쪽에는 이어폰을 꽂을 수 있는 3.5mm 오디오잭이 있다. 왼쪽에는 볼륨 조정키가 붙어 있다.요가 태블릿은 스탠드 상태에서 음악을 틀었을 때 더 힘을 발휘했다. 돌비 디지털사운드를 탑재한 듀얼 스피커가 요가 태블릿의 두 번째 특징이다. 전면 스탠드 부분 양 쪽에 스피커를 배치해 소리가 사용자를 향해 더 직접 전해지도록 했다. 특히 라이브 콘서트 같은 경우 이어폰 없이도 더욱 현장감 있는 음향 전달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디스플레이는 IPS디스플레이로 1280X800 해상도다. 2048X1536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아이패드나 1920X1200해상도인 넥서스7(2세대) 보다는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다. 카메라는 후면에 500만 픽셀, 전면에 160만 픽셀로 기존 태블릿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ISO 감도 영역은 1600까지며 연속 촬영도 가능했다. 다만 해상도가 떨어지는 디스플레이가 여기서도 발목을 잡아 아쉬웠다.
레노버 '요가 태블릿'은 18일부터 G마켓에서 1000대 한정으로 판매를 개시한다. 25일부터는 다른 온라인 몰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국내 발매형은 16기가바이트(GB) 저장용량을 갖춘 8인치와 10인치 모델 제품이다. 가격은 8인치형이 30만원대 초반, 10인치형은 30만원대 후반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요가 태블릿은 사용자 경험을 최우선으로 멀티미디어 사용에 강점을 발휘할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랜 지속시간과 함께 거치하거나 손으로 쥐기 편한 점이 최대 장점이며, 동급 태블릿에서 찾아보기 힘든 돌비 디지털 사운드 기능이 인상적이다.다만 7~8인치 태블릿 제품군 영역에서 최대 경쟁자가 될 구글 넥서스7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두드러지지 않다는 것은 약점이다. 넥서스7은 16GB 기준으로 국내 시장에서 32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무게 290g에 디스플레이와 CPU(스냅드래곤S4프로) 성능이 앞서는 넥서스7과 승부하려면 요가 태블릿만의 특징을 최대한 더 부각시킬 수 있는 마케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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