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통신 빅뱅?…AT&T, 보다폰 인수 검토

AT&T, 유럽 통신시장 겨냥 보다폰·EE 등 인수 검토합병 시 시총 2500억$+가입자 5억명 통신공룡 탄생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국 최대 통신회사 AT&T가 내부적으로 영국 최대 통신회사 보다폰 인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보다폰은 AT&T의 라이벌인 미국의 또 다른 통신회사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스와 함께 설립한 무선통신 부문 합작벤처 버라이즌 와이어리스의 지분 전량을 버라이즌에 매각하는 과정에 있다. 버라이즌 와이어리스 지분 정리 건과 맞물려 AT&T가 실제로 보다폰 인수에 나설 경우 복잡한 형태의 인수합병(M&A)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AT&T는 자국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보다폰의 유럽 사업부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일본 통신회사 소프트뱅크가 미국 3위 통신회사 스프린트 넥스텔을 인수하면서 향후 미국 통신시장은 경쟁이 한껏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버라이즌은 버라이즌 와이어리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후 4세대(4G) 통신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AT&T는 경쟁이 치열해질 미국 대신 유럽으로의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AT&T는 보다폰과 아직 공식적인 협상에 착수하지 않았다. 하지만 보다폰과 버라이즌 간의 버라이즌 와이어리스 지분 정리가 끝난 후 AT&T가 보다폰의 어떤 자산을 취해야 할지 또 인수하지 않을 보다폰의 자산을 인수할 또 다른 업체로 누가 있을지 등을 검토 중이다. AT&T는 앞서 이미 보다폰의 유럽 사업부를 두고 버라이즌과 협상을 시도했는데 버라이즌은 AT&T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보다폰은 인도와 아프리카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지만 AT&T는 인도나 아프리카보다는 유럽에 관심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AT&T는 앞선 버라이즌과의 협상 때도 보다폰의 이머징마켓 사업부를 분사해 멕시코의 아메리칸 모빌이나, 중국의 차이나 모바일 등에 매각하는 방식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AT&T는 아메리칸 모빌 지분 9%를 보유한 주주이며 아메리칸 모빌 이사회에도 AT&T 관계자 2명이 포함돼 있다. AT&T의 보다폰과 관련한 M&A는 현재 진행 중인 보다폰의 버라이즌 와이어리스 지분 매각이 완료된 후 이뤄져야 한다. 보다폰은 버라이즌 와이어리스 보유 지분 45%를 전량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스에 매각할 예정이며 매각은 내년 초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AT&T와 보다폰이 합병할 경우 매출 기준 세계 최대 통신 사업자가 탄생하게 된다. 시가총액은 2500억달러가 넘는다.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가입자 숫자만 5억명이 넘기 때문에 AT&T는 구글과 애플 등 단말기 공급업체와의 협상에서도 보조금이나 모바일 광고 수익금 배분 문제와 관련해 좀 더 목소리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AT&T는 보다폰 인수가 여의치 않을 경우 또 다른 영국 통신회사 EE를 대안으로 생각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E는 프랑스 통신회사 오랑주와 독일 통신회사 도이체텔레콤의 합작벤처다. 한편으로는 오랑주도 보다폰의 아프리카 사업부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다폰은 아프리카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모잠비크 등에 진출해 있고 오랑주는 세네갈, 케냐 등에 진출해 있다. 만약 AT&T가 보다폰을 인수할 경우 자신들은 유럽 사업부를 취하고, 아프리카는 오랑주에, 인도는 아메리칸 모빌 등에 매각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한 셈이다. 비토리오 코라오 보다폰 최고경영자(CEO)는 원칙적으로 어떤 거래도 가능하며 다만 조건이 변수일 뿐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다폰은 무선통신 부문의 성장이 둔화되고 당국의 규제 때문에 현금을 확보, 새로운 전략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영국 내에서 보다폰이라는 브랜드 자체의 가치가 크기 때문에 AT&T가 보다폰 인수에 나설 경우 정치적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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