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기초연금-채동욱사태 격돌…긴급현안질의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여야가 국회 정상화 시작과 동시에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퇴 문제와 기초연금 후퇴 논란을 두고 격돌했다.국회는 1일 정홍원 국무총리와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교안 법무부 장관 등이 출석한 가운데 긴급현안질의를 갖고 채 전 총장의 혼외자 문제와 기초연금의 대선공약 이행 논란에 대해 집중 거론했다.이 자리에서는 기초연금과 관련해 새누리당의 안종범, 류성걸, 김현숙 의원이, 민주당의 강기정, 김용익 의원이 질의에 나섰다. 비교섭단체 몫으로 안철수 무소속 의원도 처음으로 현안질의자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채 전 총장 문제와 관련해 새누리당은 권성동, 김도읍, 김진태 의원이, 민주당은 이춘석, 박범계, 신경민 의원이 공방을 펼쳤다.민주당은 채 전 총장 사태가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의 연장선상에 있는 제2의 국기문란 사태로 규정하고 법무부 장관의 해임 건의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춘석 민주당 의원은 "채 전 총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추징금을 수사한다든가 국정원 사건을 수사하면서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해왔다"며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고 검찰의 권위를 지켜가고 있다고 판단되는 검찰총장을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의도적으로 찍어내린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특히 "언론의 보도가 나오기 이전부터 이미 청와대가 단계별로 치밀하게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며 "법무부 장관이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해야 하는데 오히려 검찰의 조직을 흔들었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황교안 법무장관이 채 전 총장을 감찰한 것 자체에 불법적인 요소가 섞여 있다"면서 "사실상의 감찰은 언론 보도 후에 이뤄졌지만, 그 전부터 모종의 움직임이 있었다"고 밝혔다.새누리당은 채 전 총장 문제가 고위공직자의 도덕성에 관한 문제로 사퇴가 합당하다고 맞받아쳤다.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이 사건은 현직 검찰총장의 혼외자 존재 여부, 즉 국가 최고 사정기관의 수장이 헌법의 일부일처제를 어긴 의혹을 받는 도덕성에 대한 문제"라며 "검찰총장에게 혼외자가 있다면 국민은 그 직을 수행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민주당이 청와대 사찰설이나 국정원 개입설로 사건의 성격을 변질시키고 있다"면서 "개인의 축첩 문제로 인한 사퇴를 정치적 공세로 몰아가는 민주당의 행태, 검찰이 무리하게 기소한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까지 이런 것들이 모두 하나의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김도읍 새누리당 의원도 "정치권은 이번 논란의 배후로 국정원과 청와대를 지목하는 등 사건의 본질을 오도했다"면서 "어제 채 전 총장은 스스로 정정보도 소송까지 취하했는데 진실 규명에 매진하겠다는 당초의 의지표명과는 괴리가 있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기초연금과 관련해서는 민주당이 정부안이 대선공약에 비해 크게 후퇴했고, 실질 혜택도 크게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김용익 민주당 의원은 "기초연금 공약은 모든 노인이 아니라 70%의 노인에게 지급한다는 점에서 공약의 파기이며, 국민연금과 연계해 감액 지급한다는 점을 가리고 홍보했다는 점에서 공약의 사기"라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국민연금 수급자들이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정부 설명에 대해 "2028년까지 모든 수급자에게 20만원을 지급하기로 한 제도가 10만∼20만원으로 변경되는 것은 물 한 잔이 반 잔으로 줄어드는 것과 같다"고 반박했다.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은 이에 대해 "새누리당 공약집에도 명백히 쓰여 있듯이 국민연금과 통합·연계해서 기초연금 지급 금액을 정하기로 한 것은 공약을 만들 때부터 전제돼 있던 것"이라며 "이렇게 약속한 대로 기초연금을 설계한 것이 무슨 공약사기라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정부안은 국민연금액이 적은 현세대 노인은 충분히 지원하면서 미래세대의 부담은 최소화하고 제도 도입에 따른 재정부담은 세대 간 형평성을 최대한 확보한 것"이라며 "미래세대에 손해되지 않고 장기가입자도 피해를 보지 않아 정부안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안철수 의원은 "기초연금의 재원과 관련해 정부는 전액 조세로 조달하겠다고 하지만 증세에 대해서는 한사코 반대하고 있다"면서 "일부에서는 정부가 국채를 발행해 재원을 조달하려는 것 아닌가 의심하기도 한다"고 밝혔다.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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