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민기자
고윤화 에치디프로 대표<br />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중국과 정반대의 전략을 가졌던 게 주효했다. 그것이 지난해 매출 780억원이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었던 것이다."30일 경기도 부천 본사에서 만난 고윤화 에치디프로 대표는 CCTV(폐쇄회로 TV) 시장에서의 성장 비결로 '역발상'을 꼽았다. 밀려드는 중국 제품에 맞서 가격 혈투를 벌이는 대신 특화된 프리미엄 제품으로 기술 경쟁을 주도한 것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2004년 설립된 CCTV개발업체 에치디프로는 차별화된 아이템으로 보안카메라 시장에서 탄탄한 기술력을 평가받고 있다. 사각지대를 없앤 세계 최초의 180도 파노라마 카메라ㆍ거미퇴치 기능을 갖춘 적외선 카메라 등이 에치디프로의 기술력이 녹아든 대표적 제품이다.회사 설립 당시 보안카메라업계는 값싼 중국제품이 휩쓸고 있었다. 후발주자인 에치디프로로선 그들과 경쟁할 무기가 필요했다. 고 대표는 "대규모 자본과 풍부한 노동력을 갖춘 중국의 저가 제품과 경쟁한다면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고 중국과 다르게 갈 필요성이 있었다"면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다양하게 개발해 소비자들의 요구를 해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고 대표의 생각은 '세상에 없는 제품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개발된 게 거미퇴치용 적외선 CCTV다. 이 제품에는 곤충이나 해충들이 싫어하는 주파수 소리를 낼 수 있는 장치가 탑재돼 카메라 근처에 거미가 접근해 영상촬영을 간섭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술이 적용돼 있다. 세계 최초로 국제특허를 받은 기술이다.국제특허 보유 뒤엔 고 대표의 뚝심이 숨어 있다. '기술력이 곧 기업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게 그의 평소 지론. 그는 매년 매출의 10% 가까이를 제품개발 비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수많은 지적재산권을 보유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고 대표는 "국제특허를 포함해 120여종의 특허 및 의장ㆍ실용신안 등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는 전 세계 CCTV업계에서 삼성ㆍ파나소닉에 이어 세번째로 많이 보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