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 곳곳 추석 연휴 '미술전시' 풍성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추석과 주말, 5일간의 연휴가 다가왔다. 친지들과 오랜만에 만나 차례도 지내고, 덕담도 나누는 정감있는 한가위, 특별한 이벤트로 함께 미술감상의 시간을 갖는 건 어떨까? 연휴기간에도 문을 여는 미술관, 박물관과 비엔날레 등 전국 곳곳에서 쏠쏠한 볼거리들이 풍성하다. 불교미술 같은 고미술부터 현대 회화, 해변의 조각들과 세계적인 작가들의 톡톡 튀는 작품까지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많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와터 근처의 더 큰 나무들'<br />

◆과천,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 모든 전시 무료관람 = 국립현대미술관은 과천 본관과 덕수궁 분관의 모든 작품들을 18일부터 22일까지 연휴기간 내내 무료로 관람할 수 있게 했다. 이곳에선 현재 '올해의 작가상 2013'전과 '데이비드 호크니' 전 등 기획전시가 열리는 중이다. 올해의 작가상 전시는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4명이 '오늘'을 보여주는 프로젝트로 공성훈, 조해준, 신미경, 함양아 작가가 참여했다. 미디어, 회화, 설치, 조각 등으로 각양각색의 작품세계를 살펴볼 수 있다. '데이비드 호크니' 전은 현대미술관이 세계의 미술관들과 교류차원에서 마련된 것으로 이번에 영국 테이트 미술관과의 협업을 통해 마련된 전시다. 작가 호크니가 200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작업한 대규모 멀티 캔버스 회화 작품이 선보인다. 높이 4.5m, 폭 12m에 이르며, 총 50개의 캔버스를 이어 하나의 대형 풍경을 펼쳐낸 대작이다.
◆국립 중앙박물관 '불교회화' 교체전시..'감로도' 등 25점 = 지난 13일부터 중앙박물관의 불교회화 교체전시로 아미타극락회도, 지장시왕도, 현왕도, 감로도 등이 소개되고 있다. 이들 작품은 극락과 지옥, 죄와 심판, 영혼의 구제 등 불교적 사후세계관을 담고 있다. 이중 대표적인 작품으로 일본에서 돌아온 조선전기 '감로도'가 눈에 띈다. 감로도란 죽어서 구제받지 못하고 아귀도에 빠진 영혼들에게 불교 의식을 통해 감로(甘露)를 베풀어 구제하는 모습을 그린 불화를 말한다. 이 작품은 일본 겐로쿠(元祿, 1688~1703년) 시대부터 일본 교토의 사찰 류간사(龍岸寺)에 소장돼 전래돼온 것으로 전해진다. 류간사 주지 에지마 고도 스님이 당시 관련 학자들을 통해 이 불화가 한국의 문화재임을 알게 된 후 기증된 것이다. 오는 10월 27일까지 공개된다. '성문기본영어' 등 영어학습서 분야에서 족적을 남긴 고(故) 송성문(1931~2011년) 선생의 기증품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보물 제1125호)도 살펴볼 수 있다. 세종 14년(1432)에 태종의 후궁 명빈 김씨의 후원으로 간행된 이 책의 첫머리는 부처가 제자들과 길을 가다가 한 무더기의 뼈를 발견하고 경배하며, 어머니의 뼈는 자식을 낳고 젖을 먹여 기르느라 검고 가볍다고 설하는 내용의 글과 그림으로 시작한다.

김백선 작가의 'OLD&NEW'

◆광주 디자인비엔날레 '거시기, 머시기' = 광주에서 2년에 한번씩 열리는 디자인비엔날레 역시 연휴 내내 휴무 없이 행사가 진행된다. ‘거시기, 머시기’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비엔날레는 미학적 개념보다는 디자인의 ‘산업화’에 초점을 맞춰 실제로 유통 가능한 작품들이 대거 쏟아졌다. 20개국의 358명(디자이너 339명, 기업 19개)이 선정됐으며 국내외를 대표하는 디자인 거장과 신진 디자이너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한국 디자이너로는 2009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이었던 은병수(비움 대표), 김백선(백선 디자인 스튜디오 대표), 패션 디자이너 장광효(카루소 대표), 국내에서 처음으로 가구의 예술화를 시도한 최병훈 등 디자인계의 중견들을 만날 수 있다. 런던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이자 큐레이터인 로이드 최, 2012∼2013년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 디자인을 총괄 지휘한 고태용(비욘드 클로젯 대표), 2009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디자인 부문상을 수상한 하지훈 씨 등 젊은 디자이너들의 참여도 두드러진다. 해외에서는 일본의 세계적 건축 거장 구마 겐코, 저명한 건축 비평가이자 런던 디자인 미술관 관장인 데얀 수딕, 브랜든 기언 호주 국제디자인어워드 대표, 디자인과 파인아트의 영역을 넘나드는 영국의 신진 디자이너인 톰 프라이스, 벨기에 대표 디자이너 마틴 드 시유리아, 비비안 웨스트 우드, 폴 스미스 등 해외 유명 디자이너들이 대거 참여했다. 행사는 11월 3일까지.

작가 벌떼의 '충격!'.

◆부산 송도 해수욕장 '바다미술제' = 지난 14일 개막한 바다미술제는 부산시 서구 암남동 송도 해수욕장에서 펼쳐지고 있다. 고운 모래사장 위 대형 태권브이 조각과 바다위 고래 머리와 꼬리 조각, 풍선으로 만든 움직이는 '고려청자' 작품이 해변을 찾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부산비엔날레가 주최한 ‘With 송도 : 기억·흔적·사람’을 주제로 한 이번 미술제는 다음달 13일까지 30일간 개최되며, 총 11개국의 34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이번 전시주제는 100주년을 맞은 송도해수욕장과 바다미술제 26년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탐구 그리고 원형 복원의 의미에 대한 해석에서 출발한다. 송도해수욕장이 고향인 한 작가는 작품을 출품하면서 실제로 이 해수욕장에 있었던 ‘총각집’이라는 선술집을 재현시켰다.

쿠사마 야요이, '맨하탄 자살중독'

◆대구미술관, 쿠사마 야요이 개인전 = 대구미술관에서 추석연휴동안 펼쳐지는 '쿠사마야요이, 내가 꿈꾸던 꿈(KUSAMA YAYOI, A Dream I Dreamed'전은 한국에서 12여년 만에 선보이는 쿠사마 야요이의 개인전이다. 일본을 제외하면 아시아 최대 규모다. 이번 전시에서 쿠사마 야요이의 신작 30여점을 포함해 대표작 119점을 볼 수 있다. ‘물방울 무늬’,‘거울’,‘풍선’,‘전구’등을 소재로 현실 너머의 무한세계’,‘영원한 삶’을 꿈꾸는 작가의 작업개념을 표현한 설치작품 뿐만 아니라, 조각, 관람객 참여를 유도하는 인터렉티브 작업 등 다양하다. 지난 7월 16일부터 시작된 이 전시는 50여일만에 16만7000여명의 관람객을 모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이 전시는 11월 3일까지 열린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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