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뉴욕전망] FOMC 후 금리 향방은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그동안 뉴욕 증시를 괴롭혔던 두 가지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양적완화 축소 여부가 결정된다. 시리아와 관련해 완전한 해법은 아니지만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 원칙에 합의함에 따라 미국의 시리아 공습 가능성이 상당히 줄게 됐다.불확실성 축소 자체는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은 이미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불안한 흐름을 보였던 뉴욕증시는 최근 2주간 가파르게 오르며 S&P500 지수 기준으로 사상최고치에 불과 1.5% 차이로 다가섰다. 다만 양적완화 축소 논란 과정에서 이미 많이 오른 시장 금리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FOMC 이후 시장 금리 변동 여부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정부 폐쇄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는 미국 예산안 처리 문제와 FOMC 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차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지명 문제도 변수다. 다우 지수는 지난주 3.04% 급등하며 8월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S&P500과 나스닥 지수도 각각 1.98%, 1.70% 올랐다. 중소형 지수인 러셀2000도 2.37% 급등했다. ◆베이비 스텝 양적완화 축소= 월가 전문가들은 양적완화 축소 규모와 관련해 100억~150억달러 수준의 베이비 스텝 수준일 것으로 예상하며 시장에 큰 충격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벤 버냉키 FRB 의장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이 점진적인 축소 의사를 밝혔고 불안한 고용지표 등을 감안하면 대규모 축소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이미 수 개월째 양적완화에 대한 논란이 진행되면서 금융시장에 이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예고된 악재는 악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US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다니엘 헤크먼 선임 채권 투자전략가는 FRB가 실질적으로 양적완화 축소에 나서지 않았지만 이미 축소 조치가 취해진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관건은 양적완화 축소 발표 후 시장 금리의 반응이다. 양적완화 축소 논란이 시작된 이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6%선에서 현재 3%로 배 가까이 올랐다. 많은 시장 관계자들은 불안감으로 금리 상승이 가팔랐던 만큼 양적완화 축소라는 재료가 노출되면 일부 되돌림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쿄 미쓰비시 은행의 크리스 럽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채권 금리가 너무 많이 올라 다소 되돌림이 있을 것이라며 주식시장도 양적완화 축소 부담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금리가 예상대로 하향안정화되지 않고 되레 추가 상승하거나 혹은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린제이 그룹의 피터 부크바르 수석 애널리스트는 어쨋든 금리 급등은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데 주식시장이 금리 상승을 너무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그는 현재 주가 수준에 동의할 수 없으며 이번 FOMC의 관건은 양적완화 규모를 100억~150억달러 줄이느냐가 아니라 금리를 안정시킬만한 FRB의 입장이 나오느냐 여부라고 강조했다.이와 관련해서는 결국 FRB가 양적완화 축소를 발표하면서 동시에 선제안내(forward guidance)를 강화해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FRB의 향후 경제지표 전망치, 버냉키 FRB 의장의 기자회견이 이번에 주목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차기 FOMC 의장은..예산안 처리는= FOMC가 끝난 후에는 차기 FRB 의장 선임 문제도 현안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의 관례에 따르면 이번 FOMC 직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차기 FRB 의장을 지명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지명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그가 양적완화 효과에 대한 의구심을 표현해왔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다만 서머스 지명에 의회가 반발하고 있어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다수의 FOMC 위원들이 물러날 뜻을 밝혔고 만약 서머스가 차기 FRB 의장으로 지명되면 현 양적완화 정책의 강력한 지지자였던 재닛 옐런 부의장도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서머스의 지명은 그동안 비둘기파가 득세해 왔던 FOMC의 전반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 미국의 재정 문제도 FOMC 이후 부각될 수 있는 악재다. 이미 회계연도 마지막 달에 접어들었지만 미 의회는 아직 차기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 하고 있다. 당장 다음달 지출해야 할 자금이 없어 연방정부 폐쇄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예산안이 통과되더라도 그 다음에는 연방정부 채무한도 문제가 걸림돌이다. 현재 16조7000달러인 정부 부채 한도도 10월 중순이면 그 한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 전에 채무한도가 상향조정되지 않으면 10월 중순에 또 다시 연방정부 폐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는 되는 셈이다. 시리아 해법을 둘러싼 논란이 줄어들 여지가 생겼다는 점은 향후 의회가 예산 문제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미국과 러시아는 제네바 합의를 통해 시리아 화학무기 해체안의 기본틀에 마련했다. 양 국은 합의를 통해 시리아 정부가 앞으로 일주일 안에 화학무기 보유 목록을 공개하고, 11월까지 국제 사찰단의 입국을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부가 이미 화학무기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시리아가 미국과 러시아의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러시아 전쟁 가능성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페덱스 분기 실적= FOMC에 대한 시선 집중으로 이번주 경제지표에 대한 관심을 상대적으로 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주에도 주택, 제조업 등과 관련해 중요한 지표가 잇따라 발표된다. 9월 엠파이어 스테이트(뉴욕 제조업) 지수, 8월 산업생산(이상 16일)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9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시장지수(이상 17일) 8월 주택착공과 건축허가 건수(18일) 2분기 경상수지, 8월 기존주택판매, 9월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 8월 경기선행지수 등이 공개된다. 전반적으로 전월과 비슷하거나 다소 개선된 흐름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양적완화 이슈가 해소됨에 따라 지표 호재가 시장에 악재로 받아들여지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페덱스와 오라클은 18일 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19일 8월 무역수지가, 유럽에서는 16일 유로존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공개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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