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정부가 발표한 정책금융체계 개편안에 대한 여당(새누리당)의 비판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원칙적으로 찬성입장을 보이고 있는 야당(민주당)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9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김정훈 국회 정무위원장이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의 통합 방침에 강한 반대 의사를 표명한 데 이어 정무위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박민식 의원(부산 북ㆍ강서구 갑)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박 의원은 이와 관련해 오는 12일 국회에서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방안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갖는다. 이 세미나에는 정책금융 개편안에 부정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는 윤석헌 숭실대학교 교수가 주제발표자로 나선다. 윤 교수는 '정책금융체계 개편안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이라는 발표를 통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박 의원 주장의 핵심은 선박금융공사를 설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가능성 때문에 정체성이 없는 해양금융종합센터를 설립하려고 한다"면서 "이럴 바에야 선박금융공사를 추진하는 게 오히려 낫다"고 밝혔다.금융위는 선박금융공사를 백지화하는 대신 부산지역 민심을 고려해 수은과 산은, 정금공의 선박금융 기능을 하나로 묶은 해양금융종합센터를 부산에 설립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여당 내 반대 목소리는 확대되는 양상이다. 정무위 소속 김용태, 안덕수, 송광호, 신동우 의원은 내용을 정확히 파악한 후 입장을 정리한다는 방침이지만 기본적으로 정부의 정책금융개편안에 비판적이다.안덕수 의원(인천 서ㆍ강화을)은 "금융위에서 관련 법안을 아직 제출하지 않아 구체적인 입장을 취하기가 곤란하다"면서도 "당초 내세운 정책금융개편의 취지가 퇴색된 것 같다"고 말했다.송광호 의원(충북 제천ㆍ단양)은 "정부가 너무 쉽게 생각해 발표했다"고 일갈했다. 송 의원은 "경제 분석 내용도 없고 산은과 정금공 통합에 따른 국가 재정건전성 추이 등도 알 수 없다"면서 "금융위 등에 추가 자료를 요구한 상태"라고 덧붙였다.여당 분위기가 비판적인 데는 5년 전 추진됐던 산은 민영화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안에 선뜻 찬성 입장을 밝힐 수 없는 이유다.차기 정무위 간사로 거론되는 김용태 의원(서울 양천을) 역시 정부의 산은ㆍ정금공 통합안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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