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P2P 대출의 미래를 믿지 못하는 이유 넷

불투명한 신용도 평가 등 때문에 채무불이행 비율 높아질 위험 커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빠르게 성장하는 P2P(개인 대 개인?peer-to-peer) 대출중개가 금융의 지형을 완전히 바꿀 것인가? P2P 대출중개 업체가 유통업계의 아마존, 미디어의 트위터와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을까?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3일(현지시간) ‘P2P 대출중개가 본질적으로 안전하지 않은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FT는 우선 P2P 대출중개 업체들이 상환 비율이 높다고 주장하지만, 그동안 축적된 자료가 적다는 점을 들었다. 채무불이행 비율이 낮다는 판단을 내리기에는 지난 몇 년 동안의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FT는 “P2P 중개 사이트에서 투자자에게 제시되는 금리는 사실이라고 믿기에는 너무 높다”며 “예컨대 15% 금리는 떼일 위험이 매우 크다는 것을 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대출 결정 과정에서 가장 핵심인 신용도 평가가 불투명하다는 점도 문제로 들었다. 신용평가 체계를 탄탄하게 갖춘 회사도 있겠지만, 상당수 업체가 단편적인 정보 몇 가지만 참고해 단 몇 분만에 대출을 승인한다고 자랑한다는 것이다. 투자 안전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이다. P2P 대출중개 업체는 또 은행에 비하면 대출에 거의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대출이 제대로 이뤄지는 데 관심이 없다. 영국의 경우 정부가 P2P 대출중개를 지원한다는 사실도 위험을 키울 소지가 있다고 FT는 우려했다. 영국 산업혁신기술부는 P2P 중개업체가 알선하는 대출 자금의 20%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정부 지원은 이 사업에 대한 인증으로 여겨질 수 있다. P2P 대출중개 서비스는 영국에서 시작됐다. 조파(zopa.com)가 2005년에 처음 이 서비스를 선보였다. 미국에서는 프로스퍼(prosper.com)와 렌딩클럽(lending club.com)이 성업중이다. P2P 대출 직거래는 기존 금융권에 비해 예대마진이 적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돈을 빌리는 사람에게는 기존 대출보다 낮은 금리를, 빌려주는 투자자에게는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영국의 P2P 대출중개 금액은 지난 3년 동안 3배로 증가했다. 이 속도라면 2016년에는 연간 10억파운드(한화 약 1조685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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