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증시]주말 세 가지 이벤트와 실적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국내증시의 회복 속도나 정도가 더딘 상황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 정도는 이미 지난 5월 급락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아직 5월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22일 시장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 및 경기에 관한 우려가 상존해 있어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의 소비경기가 나름대로 탄탄한 확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서도 국내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한 이유와 이에 따른 대응 전략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재만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전반적인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 수준은 이미 5월말 국내증시 급락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그러나 코스피는 지난 5월말 수준을 아직까지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국내기업들의 이익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미국·중국(G2)의 내수 경기 확장에도 불구하고 수입금액은 감소하고 있다. 미국의 소매판매액은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고점 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지만, 수입금액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고점 수준 정도에 불과하다. 중국도 전년동기대비 소매판매증가율의 경우 탄탄한 확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수입증가율은 2개월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결과적으로 자급자족형(내부에서 자국 수요를 충당) 경제모델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보다 더 심화되고 있고, 이는 수출의존형 국가인 한국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은 변화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현재 수입단가 하락 영향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수입물량은 신흥국 수입물량 증가를 기반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고점 수준까지 회복했다. 반면 수입단가의 경우는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하락세다. 수입금액 감소는 자급자족형 경제모델에 대한 선호도가 강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요국에서 글로벌 기업들의(특히 신흥국 내) 가격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라고 판단한다.자급자족이 어려운 서비스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제일기획, NHN, CJ E&M, CJ CGV 등과 같이 해외 매출이 성장하고 있는 서비스 관련 기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수출단가가 상승하고 있는 업종에 대한 관심도 의미가 있어 보인다. 지난해 대비 올해 원화강세에도 불구하고 수출물가지수가 상승한 자동차와 농산물 관련 기업에 관심이 필요하다. 반대 측면을 보는 전략, 즉 미국 수입은 다소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수출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측면을 고려한 전략도 유효할 것이다. 최근 미국 에너지 수출, 향후 아시아 LNG 수출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LNG 제조와 관련된 기업에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 ◆박중섭 대신증권 스트래티지스트= 10일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양적완화 지속 발언 이후에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증시의 상대적 약세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증시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은 차츰 코스피에 유리한 방향으로 변해 가고 있다. 19~21일 사이 세 가지 중요한 이벤트가 있었다. 19일 중국의 대출금리 자유화공표, 19~20일 이틀간 러시아에서 개최된 G20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 그리고 21일 일본의 참의원 선거가 그 세 가지다. 세 가지 이벤트의 결과가 코스피에는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한다.19일 중국 인민은행은 홈페이지를 통해 시중 은행들의 대출금리를 20일부터 자유화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중국의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의 0.7배라는 하한선이 적용됐다. 5월말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처음 '금리와 위안화 자본계정 개방 로드맵'을 제시했을 때만 해도 금리 자유화 계획은 수사적인 표현에 불과하고 실제 시행까지는 상당한 시간일 걸릴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번 대출금리 자유화는 시기적으로 시장의 예상을 앞서는 조치라고 판단한다.이번 조치는 경기둔화 국면에서 기존에 사용해 왔던 소비부양책 대신 공급측면의 환경 개선이라는 방식을 취하겠다는 리커창식 경제개혁을 다시 한 번 보여준 것이라 평가한다. 중국은 유동성 공급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라 국영기업, 민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효율적인 자금 배분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 더 큰 문제였다. 국영기업이나 민간 대기업과 비교해 중국 중소기업들의 경영환경이 열악한 상황에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가 중국 제조업 PMI(국영기업 및민간 대기업이 조사대상)와 HSBC 제조업 PMI(민간 중소기업이 조사 대상)의 격차다. 최근 들어 HSBC 제조업 PMI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두 지표간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이번 대출금리 자유화는 보다 시장지향적인 수단을 통해 취약했던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이를 통한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하겠다는 중국 정책당국의 의지를 시장에 표명한 것이다.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뿐만 아니라 통화가치의 측면에서도 위안화 강세와 달러 약세라는 환경을 만들어내며, 국내증시에 유리한 환율 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한다. ◆강봉주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지난주 신흥국 투자 펀드는 한국 관련 펀드인 GEM이 자금 유입 전환됐으며 유럽, 중동, 아프리카 투자 펀드도 자금 유입 전환되면서 전체적으로 소폭 유입으로 전환됐다. 자금 유입 규모는 작지만 최근 버냉키 의장의 발언 이후 미국채 금리 하락, 환율 하락의 모습이 나타나며 신흥국 자금 유출세가 진정됐다는 점에서 상당히 긍정적이다. 한편 선진국 투자 펀드는 아시아 태평양과 북미 펀드를 중심으로 자금 유입이 확대되면서 3주 연속 자금 유입을 기록했다. 결론적으로 선진국 증시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신흥국 대비 초과성과를 기록할 전망이며, 신흥국은 증시 유동성 이탈이 완화되면서 2분기 기업실적에 기반한 펀더멘털 장세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국내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세 우려는 완화됐으나 한국기업들의 2분기 이익전망치가 꾸준히 하향되면서 의미 있는 순매수 전환이 어렵다는 판단이며, 국내 기관은 투신권 매수 여력 감소로 연기금 및 보험사의 자금집행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므로 수급상 박스권 흐름이 전망된다.지난 주 외국인은 자동차, 반도체 등 일부 경기 민감주와 함께 유틸리티, 내구재, 통신 등 방어주를 매수했으며 국내 기관은 조선, 의료, 유틸리티, 에너지, 화학 등을 매수했으며 IT를 매도하는 모습이다. 업종별 수급으로는 외국인, 기관 매수 지속되며 이익 전망치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자동차, 의료, 조선이 유리할 전망이다.김유리 기자 yr6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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