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전 전반 내내 대표팀 공격을 이끈 윤일록 [사진=정재훈 기자]
[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일종의 오디션이었다. 유럽파도, A매치 50경기 이상의 베테랑도 없었다. 대신 눈도장을 받기 위한 선수들의 투지가 그라운드를 채웠다,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A대표팀은 2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아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 개막전에서 호주와 0-0으로 비겼다. 이날 선발 명단을 채운 11명의 평균 A매치 경기 수는 고작 8.73경기였다. 10경기 이상을 출전한 선수는 정성룡(50경기) 홍정호(14경기) 김영권(10경기) 세 명 뿐이었다. 주장 하대성(서울)조차 7경기가 전부였다. 태극마크를 처음 단 선수도 세 명이나 됐다. 유럽파 등 기존 주전을 고려한다면 '홍명보호 1기'에 허락될 브라질행 티켓은 10장 미만. 자연스레 수장과 팬들에게 어필하고자 피치 위에 온 몸을 던졌다. 가장 눈에 띈 선수는 이날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윤일록(서울)과 김진수(알비렉스 니가타)다.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윤일록은 60분간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볐다. 빠른 스피드와 저돌적인 돌파, 동료를 활용한 연계 플레이로 2선 돌격대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날 가장 많은 네 개의 슈팅으로 호주 골문을 위협했다. 상대 수문장 유진 갈레코비치(애들레이드)의 선방쇼에 막혀 골망을 가르지 못한 것이 유일한 흠이었다.
성공적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김진수 [사진=정재훈 기자]
김진수 역시 합격점을 받았다. 이영표(밴쿠버) 이후 2년 넘게 무주공산인 대표팀 왼쪽 풀백 자리의 새로운 경쟁자로 떠올랐다. 안정적 수비는 물론 공격에도 힘을 보탰다. 특히 위력적인 장거리 스로인과 예리한 왼발 프리킥이 돋보였다. 대표팀 공격의 새로운 옵션으로 손색이 없었다. 다만 스스로도 "크로스가 아쉬웠다"라고 밝힐 만큼 부정확한 크로스는 과제로 남았다. 원톱 공격수로 출전한 김동섭(성남)은 가능성을 확인했다. 왕성한 활동량과 빠른 순간 스피드, 2선과의 패스 플레이가 정점이었다. 장신(187㎝)을 활용한 제공권 싸움은 호주 수비진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았다. 홍 감독 역시 "현 대표팀 공격수 가운데 김동섭이 컨디션이 가장 좋아 선발 출장 시켰다"라며 "예전보다 많이 발전한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자신감을 키워줄 데뷔골만 터진다면 기존 이동국(전북) 김신욱(울산) 박주영(아스날) 외에 이렇다 할 자원이 없던 대표팀 포워드진에 새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이승기(전북)와 고요한(서울)도 경쟁력을 보여줬다. 그간 K리그 클래식에서의 맹활약에 비해 대표팀에선 다소 부진했던 게 사실. 이날은 달랐다. 이승기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윤일록과 같은 네 개의 슈팅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고요한도 적극적인 돌파와 패스 플레이로 측면에 힘을 실었다. 하대성-이명주(포항)의 중원 조합 또한 안정적 경기 운영을 펼쳐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이들 자리엔 이청용(볼튼) 구자철(볼프스부르크) 기성용(스완지 시티) 김보경(카디프 시티) 등 유럽파가 즐비하다. 남은 중국전(24일)과 일본전(28일)에서 자신의 장점을 더욱 어필해야 하는 이유다.
1년 여만에 호흡을 맞춘 김영권(왼쪽)-홍정호(오른쪽) [사진=정재훈 기자]
1년여 만에 만난 홍정호(제주)-김영권(광저우) 중앙 수비진도 반가웠다. 청소년 대표 시절부터 발을 맞춘 사이. 덕분에 수비 라인 조절부터 대인마크, 조직력까지 안정적이었다. 다만 상대 공격진은 2진급이었던데다, 호주 프로리그가 휴식기인 탓에 컨디션도 정점이 아니었다. 제대로 된 스파링 파트너는 아니었던 셈. 중국과 일본과의 경기가 진짜 시험무대가 될 전망이다. 전성호 기자 spree8@정재훈 사진기자 roze@<ⓒ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골프스포츠부 전성호 기자 spree8@사진부 정재훈 사진기자 roze@ⓒ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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