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전쟁에…이분들, 휴가도 접었답니다

금투사 16곳 최고경영자들의 여름나기

실적비상, 하반기 사업·현장 챙기기나머지 5명도 "2~3일간 짧게 다녀오겠다"
[아시아경제 증권부] 본격적인 휴가시즌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의도 최고경영자(CEO)들의 휴가 계획은 '백지' 상태다. 업황 악화로 대부분의 금융투자회사들이 비상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라 하루라도 현장에서 경영을 챙기겠다는 절박한 심정에서다.  10일 아시아경제신문이 주요 금융투자회사 16곳 CEO의 여름휴가 계획을 알아본 결과 '아직 휴가 계획이 없다'고 답한 이는 11명(68.7%)이었다. 나머지 5명도 2~3일 정도의 짧은 휴가를 계획하고 있어 여의도의 어려움을 나타냈다. 주가지수가 2년여 동안 1800 ~2000선을 지루하게 오가면서 주식거래는 뚝 떨어졌고, 이는 금융투자업계의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특히 그나마 믿고 투자비중을 늘려온 채권마저 최근 미국 출구전략과 중국 성장둔화 우려가 불거지면서 막대한 손실을 안겨줄 '시한폭탄'으로 돌변했다.  김석 삼성증권 대표와 윤경은 현대증권 대표는 아직까지 올해 여름휴가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점 통폐합과 계열사 인력재배치 문제가 남아 있는 상황이라 김 대표가 쉽사리 휴가를 떠날 수 없는 분위기다. 윤 대표도 지난 5월 단독대표로 취임한 이후 전국 영업점 파악 등 현장 익히기에 분주하다.  전상일 NH농협증권 대표 역시 증시 어려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에 아직 휴가 계획을 잡지 않았다. 이미 비상경영 체제인 NH농협증권은 최근 추가 예산절감 계획을 세우고 절감 폭을 논의 중이다.  주원 KTB투자증권 대표는 지난달 회사에서 발생한 선물 주문실수건 후속 처리와 하반기 사업계획 수립 등으로 분주한 여름을 보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대표이사로 선임된 CEO들은 여름휴가가 먼 나라 얘기처럼 들린다. 영업점 파악과 현황 챙기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달 28일 선임된 정진석 동양증권 대표, 지난 6월3일 취임한 홍원식 이트레이드증권 대표 등은 업무 파악에 여념이 없다.  이밖에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대표와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도 여름휴가 계획을 잡지 않았다.  휴가 계획이 없는 건 자산운용사 CEO들도 마찬가지다. 정찬형 한국투자운용 대표, 조용병 신한BNP파리바운용 대표, 윤용암 삼성운용 대표 등은 휴가를 반납한 채 회사로 출근하고 있다. 해당 회사 관계자들은 "대표들은 업계 분위기 등을 고려해 휴가를 떠나지 않는다"면서 "다만 임직원들에게는 휴식을 권하면서 하반기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보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짧게나마 가족들과 휴가를 다녀와 심신을 재충전하는 쪽을 택한 이들도 있다. 어려운 때일수록 쉬어가자는 것이다. 임창섭 하나대투증권 대표는 내달 중순께 2~3일 정도 짧은 휴가를 계획하고 있다. 가족과 짧은 국내 여행을 통해 심신을 재무장하고 경영에 매진한다는 각오다. 제갈걸 HMC투자증권 대표는 아직 휴가 일정을 정하지 않았으나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께 짧게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 최희문ㆍ김용범 메리츠종금증권 각자 대표, 김경규 LIG투자증권 대표 등도 짧은 휴가일정을 잡아 놨다.  마음이 여유로운 이도 있다. 지난달 말 사의를 표명한 임일수 한화투자증권 대표는 지난 4~9일 4박5일간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임 대표는 지리산을 오르고 전남 강진에 있는 친구를 만나는 등 남은 임기를 위한 재충전을 단단히 해왔다. 증권부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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