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왕성' 신수원 감독 '학생 어른 모두가 봐야 할 작품'(인터뷰)

[아시아경제 장영준 기자]교사 출신 영화감독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닌 신수원 감독은 가히 충무로에 돌풍을 몰고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 장편 영화 '레인보우'로 도쿄국제영화제 아시아 영화상을 수상한 뒤, 단편 영화 '순환선'의 칸 국제영화제 카날 플러스 수상으로 탄탄한 연출력과 완성도를 인정받은 신수원 감독은 이후 '차기작이 가장 기대되는 감독'으로 주목받고 있다.자신의 이력을 십분 활용해 만든 '명왕성'으로 돌아온 신 감독은 국내 개봉을 앞두고 다시 한 번 세계 주요 영화제를 휩쓸며 높은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제63회 베를린영화제 특별언급상과 제11회 피렌체 한국영화제 영화평론가 심사위원상 인디펜던트 부문을 거머쥔 신 감독을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이어진 릴레이 인터뷰에도 시종일관 밝은 미소를 지으며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늘어놓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처음에 배급사를 찾지 못해 힘들었어요. '명왕성'을 꼭 국내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은데, 좀처럼 나서는 배급사가 없어서 애를 먹었죠. 다행히 지금의 배급사를 만나게 됐고, 이렇게 개봉까지 하게 됐네요. 그래서 꼭 잘됐으면 좋겠어요. 어떤 감독이 흥행에 목마르지 않을까요? 저 역시 그래요. 잘 되면 좋은 거죠. 고생한 우리 스태프들을 위해서라도 많은 관객 분들이 찾아주셨으면 좋겠어요."'명왕성'은 한 사립명문고에서 벌어진 살인사건과 인질극을 통해 무한 경쟁을 강요하는 입시 위주의 대한민국 교육 문제가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를 다룬 학원 스릴러물이다. 10년간의 교사 생활로 대한민국 교육의 어두운 면을 고스란히 작품에 녹여냈다."무한 경쟁에 내몰린 학생들이 남보다 앞서기 위해 얼마나 더 잔혹하게 변할 수 있는지를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표현하려고 했어요. 대학 가는 게 인생 최고의 목표가 되어버린 학생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싶었죠. 사실 대학에 들어가면 다시 새로운 경쟁에 내몰리게 되잖아요? 그 이후에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이 영화가 꼭 학생들 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들이 찾아주셨으면 하는 거예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자체가 경쟁사회니까."
'명왕성'에는 우정출연에 나서는 배우 조성하와 이다윗 성준 김꽃비 등 충무로의 기대주들이 출연해 눈길을 끈다. 이다윗은 영화 '고지전'에서 순수한 감성연기로 주목을 받았고, 김꽃비는 '똥파리'를 통해 주목을 받았다. 성준은 드라마 '구가의 서'와 영화 '무서운 이야기2' 등에 출연하며 최근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조성하 씨는 시나리오를 보내드렸더니 고맙게도 우정 출연을 허락해주셨어요. 사실 영화 속 역할이 큰 특징은 없는데도 시나리오가 좋다며 결정하셨죠. 이다윗은 '시'에서 워낙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고, 성준은 어두운 면이 느껴져 캐스팅하게 됐어요. 매우들이 모두 연기를 정말 잘 해줬어요."지금은 영화감독으로 큰 성공을 거뒀지만, 그가 교사를 그만두고 소위 '영화판'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큰 결심이 필요했을 터. 신 감독은 자신을 영화로 이끌어 준 것이 바로 소설이라고 말했다. 소설을 쓰고 싶어 시나리오 학과에 들어갔고, 그곳에서 영화에 재미를 느껴 본격 이 길로 들어섰다."원래 교사 생활을 하며 소설을 쓰고 있었어요. 그리고 본격적으로 소설을 배우려다 마침 한예종 시나리오 학과 모집공고가 눈에 들어온 거죠. 그곳에서 영화에 눈을 뜨게 됐어요. 그리고 저도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이거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죠. 그런데 이게 지금까지 이어졌네요."'명왕성'은 오는 7월 11일 개봉한다. 신 감독은 "이제 곧 VIP시사회가 있는데, 유명한 분들이 많이 와줬으면 좋겠다. 홍보가 잘 돼야 할 텐데 말이죠. 그리고 이왕이면 많은 개봉관 수를 확보했으면 좋겠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앞에서도 말했지만, 정말 우리 영화는 많은 분들이 보셔야 해요. 오히려 학생들보다 어른들이 봐야할 영화입니다. 누군가 '목숨 걸고 영화를 찍었다'고 하는데, 저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저는 매번 목숨을 걸고 영화를 찍고 있어요. 이달에 개봉하는 영화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어요. 그래도 우리 영화에 한 번쯤 눈길을 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솔직한 바람이예요."
장영준 기자 star1@<ⓒ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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