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경제회생 히든카드는 여성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1월 총선 당시 여성의 역할을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장기침체에 빠진 일본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 여성 인력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취지였다. 아베 총리는 또 지난 4월19일 경제성장 전략 발표에서도 2020년까지 자민당 전체 의석수의 30%를 여성에게 할당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은 17일(현지시간) 이같은 아베 총리의 공약과는 달리 일본 정치권에서 여성비율은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유민주당이 다음 달 참의원 선거에서 79명의 후보 중 9명을 여성으로 공천했다. 이는 자민당 여성후보가 전체의 112%에 불과한 것이다. 일본은 이미 여성 국회의원 규모가 다른 나라에 비해 뒤쳐진다.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이 승리하면 일본 여성 정치인 비율은 세계 순위에서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법률 제정에서 여성의 역할 감소는 아베 총리의 여성의 사회참여를 늘려 축소된 일본 경제를 살리겠다는 약속과 대조적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아베 총리가 지난해 정권을 잡은 이후 여성 의원 비율은 30% 감소해 전체의 480석에서 38석에 그쳤다. 이 때문에 일본은 여성 의석수 세계 순위 113위에서 124위로 떨어졌다. 여성의 사회참여가 엄격한 사우디 아라비아(69위) 보다도 낮은 순위다. 주변국인 한국은 88위고 중국은 54위다. 나카노 고이치 조치대학 정치학 교수는 “보수 세력은 언제나 여성이 경제 성장을 도울 것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여성의 역할을 가정에 제한하는 ‘전통주의자’들이 있었다”고 지적했다.요코 가미카와 전 성평등 장관은 “여성이 자유당에서 공천 받아 의회에 입성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요코 전 장관은 2000년 총선에서 자유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낙마했다. 매사추세츠 캠브리지대의 하버드 케네디 스쿨을 졸업한 뒤 무소속으로 활동하다 자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뒤 자민당에 입당했다. 아베 총리는 또 보육기관 웨이팅 리스트를 없애고 직장으로 돌아가는 여성을 위한 교육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여성들이 아베 총리를 지지하는 핵심 공약이라는 분석이다. 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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