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벤처리더 황철주, 엔젤로 다시 뛴다

'중기 강국' 뛰는 리더들 <19>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 중기청장 후보 사퇴이후 석 달…R&D로 반도체에 사활2분기 실적 흑자전환 기대 유망기업 투자·M&A 활발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창업 초기의 '초심'으로 돌아가 밤낮없이 연구만 했습니다. 그간의 논란과 잡음들도 일에 몰두하다 보니 저절로 잊히더군요." 중소기업청장 내정자에서 자진사퇴한 후 3개월간 어떻게 지냈냐는 물음에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는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답했다. 17일 경기도 광주 주성엔지니어링 본사에서 만난 황 대표의 얼굴은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한층 홀가분해 보였다.  사상 최초 기업인 출신 중소기업청장 내정자였던 그는 지난 3월 18일 돌연 사퇴했다. 공직자 재임 중에는 업무와 관련된 보유주식을 매각해야 한다는 '백지신탁 제도'의 맹점 때문이었다. 공직의 꿈도 컸지만 자식처럼 키운 회사를 버릴 수는 없었다. 그는 결국 다시 CEO로 돌아와 연구개발에 몰두했다.  반도체ㆍ디스플레이ㆍ태양광 장비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던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부진의 늪에 빠졌다. 경기침체로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투자를 줄였고 선진국의 태양광 보조금도 줄면서 태양광 업황 전반이 악화된 것이 원인이었다. 지난해 말에는 일부 직원들을 구조조정하기도 했다. 지난 1분기에도 12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악재에도 불구하고 R&D에 매달린 결과 조금씩 실적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지난 3월말에는 LG디스플레이로부터 385억원 규모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 수주를 받았고, 최근 야심차게 출시한 차세대 반도체 장비 '공간분할플라스마화학증착기(SDPCVD)'를 국내 반도체 제조기업에 납품했다. 이같은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2분기에는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SDPCVD는 황 대표가 '회사의 사활을 걸고 있다'고 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인 제품이다. 여러 차례의 공정을 통해 진행되던 증착(웨이퍼에 막을 입히는 작업)을 통합해 작업속도를 높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황 대표는 "새 반도체 장비는 올해 말부터 본격적인 수주가 일어날 것"이라며 "반도체 부문의 사활이 걸렸다고 할 정도로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투명 OLED 디스플레이 장비에 대한 투자도 진행 중이다. 황 대표는 "미래 디스플레이의 비전은 투명디스플레이에 있다"며 "투명 OLED 디스플레이 증착장비 연구에 집중해왔고, 빠르면 올해 하반기에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회사에 큰 적자를 안겨준 태양광 부문에는 추가 투자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태양광이 시장에서 퇴출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큰 이익을 낼 수는 없는 사업"이라며 "이미 개발된 제품은 유지하겠지만 당분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회사를 돌보는 가운데서도 엔젤투자와 벤처 인수합병(M&A)활성화에 대한 관심을 늦추지 않았다. 최근에는 오송단지 내 한 화장품회사에 2대주주로 참여했으며, 한국형 실리콘밸리 조성을 위한 'K밸리 포럼' 설립준비위원장을 도맡기도 했다. 그는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벤처기업의 아이디어를 대기업이 M&A를 통해 가져와 양산, 세계시장으로 나가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며 "M&A를 하는 기업에 R&D만큼의 세제 혜택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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