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환 장관 "필요하지 않아 보인다" vs 손경식 회장 "효과 극대화 위해 필요"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새 정부의 국토교통 정책 추진방향'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4·1부동산 대책의 내용에 충실한다면 추가적인 (부동산)대책은 필요하지 않아 보인다."(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4·1대책의 효과가 일부 평형과 지역에 집중돼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까 걱정된다. 부동산 경기 회복세 확산을 위해 6월 종료 예정인 취득세 감면 연장과 규제를 없애야 한다."(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정부의 주택정책 수장과 재계 대표가 주택시장을 놓고 엇갈린 말을 쏟아냈다. 3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새 정부의 국토교통 정책 추진방향' 주제의 조찬 강연에서다. 부동산 대책 발표 후 2개월이 지나며 나타난 정부와 재계의 이견이 어떻게 봉합돼 갈지에 관심이 모인다.서 장관은 "지금은 4·1대책에 충실하면 (되며) 추가적인 대책은 필요하지 않아 보인다"고 잘라 말했다. 서 장관이 다소 단호한 듯한 어조로 추가 대책 마련에 회의적이라는 뜻을 내비친 것은 앞서 손 회장이 모두 발언에서 추가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한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손 회장은 "정부의 4·1부동산 대책은 매우 시의적절했다"고 평가하면서도 "그 효과가 일부 지역에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규제를 완화해 효과를 확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회복조짐을 보이는 주택시장을 살릴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서 장관에게 요청했다. 손 회장은 "양도소득세 면제, 대출규제 완화 등을 통해 주택 거래량이 17.5% 늘고 집값도 13개월 만에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 부동산 경기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면서도 "회복 조짐이 아직 일부 지역과 중소형 주택에 집중돼 일시적 현상에 그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보완대책도 조목조목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손 회장은 "6월 말 종료되는 취득세 감면을 연장하고 과거 과열기 도입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분양가 상한제, 비사업용 토지 양도세 중과는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우리 산업의 물류비 비중은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물류 산업 성장을 위해 부족한 인프라를 확충하고 젊은 물류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신규 도로, 철도 등 투자를 중단하겠다는 방향을 발표한 데 대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 회장은 "(과거) 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경부고속도로를 놓았다"면서 "(이런 노력에 힘입어)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했다"고도 했다.이에 서 장관은 "현재 복지재원 마련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다른 예산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지난 정부에서 4대강 사업으로 늘어난 예산이 조정되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SOC사업은 장기적으로 집행될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며 해외시장 개척으로 돌파구를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한편 서 장관은 이 자리에서 '경제민주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서 장관은 "건설·물류산업의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 확립을 위해 적극 나설 것"이라며 "저가낙찰제와 건설장비대금 지급보증 시행 등의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건설사들의 해외수주와 관련, "신시장 개척을 위한 지원금을 확대하고 패키지형 진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수익성이 낮은 플랜트 위주의 수주에서 벗어나 우리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주택 등의 분야에도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날 강연에는 서 장관을 비롯해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김윤 대림산업 부회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이순병 동부건설 부회장,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 등이 참석했다.이민찬 기자 leem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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