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중국 최대 육류 가공업체인 슈앙후이그룹(雙匯集團)이 세계 최대 돈육 가공업체인 미국 스미스필드(Smithfield Foods)를 인수하기로 했다. 역대 중국 기업이 미국 기업을 인수한 사례 중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3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슈앙후이는 스미스필드를 주당 34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28일 종가 25.97달러에 31%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으로 총 인수액은 47억달러(약 5조3000억원)다. 넘겨받은 부채까지 포함하면 71억달러(8조원)가 된다. 슈앙후이의 스미스필드 인수는 중국의 돼지고기 수요 급증에 따른 것이다. 스미스필드의 가금류 사업부는 연간 1580만 마리분의 육류를 시장에 출하하고 있으며 미국 전역에 460개 돼지 사육 농장을 보유하고 2100개 농장과 계약을 맺고 있다. 이번 기업 인수합병(M&A)은 중국 기업이 진행하는 최대 규모의 미국 기업 인수라는 점에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성공만 한다면 중국의 빠른 경제성장을 등에 업고 중국 기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대표적인 M&A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그러나 슈앙후이가 스미스필드를 성공적으로 인수하기까지는 많은 장애물을 건너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셉 루터 슈앙후이 회장은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사랑한다"면서 "다른 입찰자들도 등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도 "최소 1개 이상의 기업이 스미스필드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고 전했다.미국 정부가 스미스필드를 기꺼이 중국인의 손에 넘겨줄 지도 의문이다. 이번 M&A가 성사되려면 미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돼지고기는 식량안보와 관련돼 있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적대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05년 중국 해양석유총공사(CNOOC)가 에너지 개발 최고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미국 석유업체 유노콜을 인수하려 할 때에도 미국은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승인을 거절했다. 다만 슈앙후이의 경우 국유기업이 아니라는 점은 긍정적이다.스미스필드의 오랜 고객들이 이번 M&A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반대할 가능성도 무시하지 못한다.레리 포프 스미스필드 최고경영자(CEO)는 "조만간 이번 M&A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취합할 예정"이라면서 "중국산 식품에 대한 불신이 만연한 상황에서 중국 기업이 스미스필드를 인수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M&A는 스미스필드가 더 많은 제품을 중국과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하기 위한 것이지, 중국산 돼지고기를 미국으로 수입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매각절차는 올 하반기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바클레이즈와 모건스텐리가 M&A 자문을 맡고 있다.박선미 기자 psm82@<ⓒ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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