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장 내민 최강희 호 ''베이루트 참사' 잊지 않았다'

축구국가대표팀[사진=정재훈 기자]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방문 팀에게 원정길은 장소를 불문하고 달갑지 않다. 홈 텃새와 시차, 낯선 그라운드,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 등 외부 환경까지 극복해야 한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최강희 호' 역시 브라질행 길목에서 부담스런 상대를 만난다. 중동의 복병 레바논. 의미는 단순한 원정경기를 넘어선다. 19개월 전 '베이루트 참사'의 악몽을 설욕할 수 있는 기회다. A대표팀은 다음달 5일(한국시간) 베이루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6차전 레바논과 원정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다섯 경기를 치른 현재 3승1무1패(승점 10)로 한 경기를 더 치른 우즈베키스탄(승점 11)에 이어 조 2위를 달린다. 원정에서 승점 3점을 보탤 경우 안방에서 열리는 우즈벡(11일)과 이란전(18일)을 한결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다. 레바논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9위로 한국(42위)과는 격차가 상당하다. 같은 조에 속한 경쟁 팀 가운데도 가장 낮은 순위. 객관적인 전력에서 낙승이 예상되지만 원정에서만큼은 얘기가 달라진다. 레바논은 자국에서 치른 브라질월드컵 예선 라운드 총 7경기에서 4승2무1패를 거뒀다. 먼저 원정길에 나섰던 우즈벡과 이란 역시 고전 끝에 각각 무승부(1-1)와 패배(0-1)를 경험했다. 한국은 일찌감치 '이변의 희생양'이란 수모를 겪었다. 대표팀은 2011년 11월 15일 레바논과의 월드컵 3차 예선 5차전 원정에서 1-2로 패했다. 선수단은 울퉁불퉁한 그라운드와 중동 특유의 침대축구, 레이저빔까지 동원하며 비 매너로 일관한 5만여 관중의 함성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다. 역대전적 6승1무의 압도적인 우세에도 불구하고 한 번의 패배로 상당한 후폭풍을 겪어야했다. 3승1무의 상승세로 일찌감치 최종예선 티켓을 확정지으려던 한국은 예상치 못한 충격패로 경우의 수를 따져야하는 위기에 몰렸다. 결국 조광래 전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는 홍역을 치렀다.

축구국가대표팀[사진=정재훈 기자]

1년 7개월 만에 성사된 리턴매치. 한국은 '최강희 호' 출범 이후 지난해 6월 안방에서 열린 최종예선 2차전에서 레바논을 3-0으로 완파했다. 그러나 당시 수모를 떠올리며 적지에서 제대로 된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특히 당시 현장을 경험했던 선수단의 각오는 남다르다. 이번 명단에는 정성룡, 이근호, 손흥민, 곽태휘, 지동원 등 9명의 태극전사들이 포함됐다. 손흥민은 "당시에는 경험이 부족했고 긴장을 많이 해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이번에는 월드컵 본선 진출이란 중요한 목표가 있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한다"면서 "특히 레바논전은 단단히 각오를 하고 있는 만큼 확실하게 당시 패배를 되갚아주겠다"라고 말했다. 수문장 정성룡은 "레바논 원정은 홈 텃새와 관중들의 방해가 더해져 유독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면서 "당시 경험을 동료들과 공유하고 철저하게 준비해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라고 강조했다. 최강희 감독은 "레바논은 체격조건이 작지만 세트피스에서 득점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소한 방심으로 실점하는 부분에 대비를 잘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동원정은 선취 득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쉽지 않은 경기지만 집중력을 유지하며 반드시 승리하겠다"라고 다짐했다. 한편 대표팀은 28일 인천공항을 통해 전지훈련지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으로 출국했다. 이후 두바이에서 사흘간 컨디션을 점검한 뒤 다음달 1일 결전지인 레바논 베이루트에 입성한다.김흥순 기자 sport@정재훈 사진기자 roz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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