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권 “망가지는 모습, 딸이 마음 아파해”(인터뷰)

[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김인권은 명실공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개성파 배우’다. 유쾌하고, 끼가 넘치는 남자. 어떤 캐릭터를 입혀놔도 제 옷처럼 잘 소화해낸다. 본인 스스로는 “다 되는데 얼굴이 안 된다”며 껄껄 웃는다.최근 3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KBS의 ‘전국노래자랑’이 제작자로 돌아온 개그맨 이경규에 의해 스크린으로 옮겨졌다. 영화의 주인공 봉남 역은 김인권이 맡았다. 영화가 개봉한 뒤, 그를 서울 모처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김인권은 가수 지망생 캐릭터 봉남을 위해 아이돌에 버금가는 피나는 연습을 했다. 실제로 그는 영화 속에서 훌륭한 노래와 춤 실력을 선보인다. 원래 시나리오 상에는 잔잔한 풍의 노래로 설정돼 있었지만, 대중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 댄스곡으로 변경했다. 이 같은 제안을 한 것은 김인권이었다. 그의 아이디어가 관객들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했다.‘전국노래자랑’에는 가수 지망생 봉남 대신 집안의 경제를 담당하는 아내 미애도 있다. 류현경과 김인권은 10년 전에도 함께 연기를 해 본 사이고 서로에 대해 아주 잘 안다. 당연히 현장에서의 호흡도 좋았다. 그는 류현경에 대해 ‘천재성이 있는 친구’라고 평했다.
“워낙 솔직하고 당찬 성격이에요. 천재성이 있고, 연출력도 있어요. 음악에 대한 조예도 깊죠. 다방면으로 재주가 있는 친구 같아요. 현장에서는 완전히 나를 남편처럼 대하더라고요. 잔소리도 많고. 누가 저보고 못생겼다 그러면 ‘하지 마세요’하면서 편들어주고. 하하.”그는 이 영화가 아내들의 삶에서 더 큰 울림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본인은 주연이지만 조연 같은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분위기를 띄워주고 감초 같은 주연역할을 할 수 있어 좋았단다. 실제로 김인권은 예쁜 아내, 세 명의 딸과 함께 산다. 집에서는 좋은 남편이고 아빠다. 그는 아이들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방긋 웃었다. 아이들은 아직 어려서 아빠가 나온 영화를 제대로 보지는 못했다.“아직 오랫동안 못 앉아있는데 (딸들이) 아빠가 망가지고 그런 거를 마음 아파해요. 아이들은 순수하니까. 예전에 ‘방가방가’를 보고 울더라고요. 재밌을 줄 알았는데 의외였죠. 애들이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에도 출연하고 싶어요. ‘캐리비안의 해적’의 선장이나 ‘아이언맨’의 슈퍼 히어로 같은 역할이 탐나네요.”
아이들에게 아빠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김인권. 하지만 하나의 목적을 두고 연기를 하기에 그는 욕심과 열정이 너무나 많다. 오랜 기간 연기를 해 왔지만 아직도 하고 싶은 역할들이 넘쳐난다. “천재 수학자나 변태 의사, 비리 정치인 그런 역할 잘 할 것 같지 않나요? 하하. 로맨티스트도 되고 싶지만 그건 제가 현재 꿈꾸는 역할은 아니에요. 만약 한다면 나이가 조금 더 든 후에 하면 좋을 것 같아요.”아닌 게 아니라 김인권은 나이가 들수록 부쩍 인물이 살아나고 있다. 주변에서도 그런 얘기를 많이 해 준다. 쑥스러우면서도 기분은 좋다.“나이가 들수록 더 멋져지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아이언맨’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만 해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멋있어 지는 것 같더라고요. 저도 그렇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네요.”크게 웃는 김인권의 옅은 주름에서 중후한 멋이 물씬 느껴졌다.유수경 기자 uu84@사진=송재원 기자 sunny@<ⓒ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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