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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지동원(아우스크부르크)의 발끝이 또 한 번 불을 뿜었다. 홈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낸 환상적인 발리 슈팅이자 승리를 자축하는 쐐기골. 어느덧 아우크스부르크는 물론, 지동원도 다음 시즌 독일 1부리그 무대를 누빌 가능성이 커졌다. 300만 유로(약 43억 원)란 그의 몸값이 높다는 얘기도 이젠 어불성설이다.지동원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임풀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2-13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31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40분 3-0 승리를 확정짓는 골을 터뜨렸다. 안드레 한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감각적인 논스톱 발리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눈부신 상승세다. 올 시즌 14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서 4골을 작렬했다. 특히 최근 3경기에선 3골을 몰아쳤다. 분데스리가 데뷔 3개월 만에 잠재력을 마음껏 보여준 활약. 덕분에 팀의 1부 리그 잔류 가능성도 서광이 비친다.▲'승리의 파랑새' 지동원지난 1월 말 지동원이 임대될 당시 아우크스부르크의 순위는 강등권인 17위. 1부리그 잔류권인 15위와는 무려 승점 10점 차였다.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16위에도 3점 뒤졌다. 무엇보다 샤샤 묄더스를 제외하면 최전방에 이렇다 할 득점원이 없단 점이 치명적이었다. 지동원이 합류한 뒤 아우크스부르크는 달라졌다. 어느덧 15위 뒤셀도르프를 턱밑까지 쫓았다. 같은 승점(30점)에 골득실(-15)만 세 골 뒤졌다. 뒤셀도르프는 9경기 연속 무승(3무6패)에 시달리는 동안, 5승4패로 승점을 차곡차곡 쌓은 결과다. 이런 흐름이라면 남은 5경기에서 뒤집기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그 5승 가운데 무려 3승에 지동원이 있었다. 2월 23일 호펜하임전에서 분데스리가 데뷔골을 터뜨리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50여일 뒤인 4월 15일 프랑크푸르트전(2-0 승)에선 혼자 두 골을 넣었고, 슈투트가르트전까지 득점포를 가동하며 승리의 파랑새가 됐다. 아우크스부르크가 전반기 내내 얻은 승점(9점)을 지동원 혼자 선물한 것. 팀의 골가뭄까지 확실히 해결해줬다.▲'300만 유로가 아까워?'이쯤되니 지동원의 존재감도 날로 커지고 있다. 불과 4개월 전만해도 그의 미래는 어두웠다. 원소속팀 선더랜드에선 좀처럼 기회가 오지 않았다. 1군 경기는커녕 21세 이하 육성팀에서 그것도 미드필더로 뛰었다. 2011년 여름 잉글랜드 진출 당시 350만 달러(약 37억원·추정치)였던 몸값은 어느덧 100만 파운드(약 17억 원)까지 평가절하됐다. 그마저도 선뜻 나서는 팀이 없었다.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아우크스부르크 임대 이적 후 최전방과 측면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물론, 그가 멀티골을 넣은 상대였던 프랑크푸르트가 그의 완전 이적을 희망했다. 최근엔 프라이부르크까지 관심을 드러냈다. 프랑크푸르트와 프라이부르크는 모두 다음 시즌 유럽 대항전 출전이 유력한 팀들이다. 주판알을 튕긴 선더랜드는 그의 이적료로 300만 유로를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엔 외신들도 다소 높은 금액이라 평가했지만, 최근 물오른 활약은 그만한 값어치를 증명하고도 남는다. 특히 슈투트가르트전 지동원의 발리골은 멋진 득점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마르쿠스 바인지를 아우크스부르크 감독 역시 "지동원처럼 좋은 활약을 펼치는 선수에 대한 클럽들의 관심은 당연한 일"이라며 그를 칭찬했다. 다음 시즌에도 분데스리가를 누비는 지동원을 기대해 볼만한 셈이다.전성호 기자 spree8@<ⓒ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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